은행들의 외화자금 차입금리는 최근들어 떨어지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리보(런던은행간금리)에 2.5%를 더 줘야 외화자금을
빌릴 수 있었던 은행들이 최근들어 1%대의 가산금리만으로 자금을 구하기
시작했다.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자금 금리는 최근 2,3일 사이에 0.5%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3개월물이나 6개월물 달러자금이 거래되는 외화금리가 지난주까지만 해도
연 8.5%까지 올랐으나 최근 다시 8%대로 떨어졌다.

3개월물 리보금리가 연 6%인 점을 감안하면 가산금리가 2.5%에서 2% 수준
으로 떨어진 셈이다.

지난 10월이후 외화차입 금리는 은행들이 고금리이자를 물고 있는 중장기
차입금을 조기상환하면서 오르기 시작했다.

외화자금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진 은행들이 한꺼번에 단기자금 차입에
나서면서 연 7%대였던 3개월물 외화자금이 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여기에다 Y2K(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에 대한 우려로 일부 외국계은행들의
자금상환 요구로 외화금리는 지난주까지 계속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상당수 은행들이 내년초까지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외화차입
계약이 잇따라 성사단계로 들어가면서 외화자금수요가 크게 줄었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지난달과 이달중 상당액의 외화자금을 조달, 내년초까지
필요한 외화자금을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지난 10월과 11월초 1억9천만달러를 조달한데 이어 이달말께
아메리카은행(BOA) 크레딧리요네은행으로부터 1억달러, 일본계 은행으로부터
8천만달러를 차입하기로 했다.

한빛은행은 지난 10월부터 최근까지 3개월물과 6개월물 위주로 외화자금을
차입, 현재까지 1억5천만달러를 빌렸다.

한미은행은 10월초 1억7천만달러를 1년간 빌린데 이어 최근에는 런던시장
등에서 단기자금을 차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단기외화자금을 시중은행에 빌려
주기로 함에 따라 외화금리는 내려가고 있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18일과 19일 산업은행이 일부 은행들에 단기외화자금
을 공급했다"며 "수출입은행도 다음주부터 외화자금을 빌려 주겠다는 의사를
밝혀 외화차입 금리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