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도를 재는 수소이온농도(pH) 측정기, 물 속에 녹아 있는 산소량을 재는
용존산소(DO) 측정기, 물 속에 든 중금속 성분과 양을 표시해 주는 각종
이온측정기...

화학 환경학 약학 생물학 등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험실에서
이런 장비들과 수십 수백차례 씨름해야 한다.

정밀한 분석이 요구되는 만큼 기계의 정확도가 생명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므로 미국 스위스 독일 등 몇몇 선진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실험실 역시 외국산 일색.

하지만 순수 국산기술로 개발한 계측장비를 가지고 수입제품을 하나씩
몰아내는 기업이 있다.

바로 이스텍(대표 강선규)이 그 주인공.

지난 96년말 설립한 이 회사는 수질측정기를 독자적으로 개발 생산하는
회사.

설립 당시만 해도 국산 계측기의 시장점유율은 5%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강 사장은 그러나 "지금은 전체 시장에서 약 20% 이상이 이스텍 제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기계공고, 조선대 기계공학과를 나온 강 사장은 이 업계에서 20년
가까이 몸담은 베테랑 기술자.

그는 현재 전국 2백여개 대학 실험실은 물론 식품의약품 안정청, 환경관리
공단 등 관공서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서울시 11개 정수장에도 계측장비를 납품하고 있다는 것.

각 정수장에서 사용하는 계측기가 2~3개 정도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약 40%
이상이 이스텍 제품인 셈이다.

이스텍의 강점은 수질측정에 필요한 핵심장비 일체를 모두 생산하고 있다는
것.

즉 pH 측정기를 비롯해 DO 측정기, 각종 이온측정기, 전기전도도측정기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계측장비를 함께 생산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다양한 측정기능을 하나로 합친 수질종합측정기로 EM
마크를 획득했다.

가격도 외국제품에 비해 약 30%정도 싸다고.

지난해부터는 미국 유럽 등지에서 열리는 각종 분석기기 전시회에 참가,
이탈리아 싱가포르 태국 등으로 수출도 시작했다.

강 사장은 유럽 CE마크와 ISO9001(품질보증시스템) 인증을 획득해 미리부터
수출기반을 닦아놓은 것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스텍의 올 예상 매출액은 12억원.

내년에는 20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해 수출비중을 20%까지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발효자동제어시스템과 중금속분석기 자동적정장치 등도 개발해 제품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02)574-5471

< 이방실 기자 smil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