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보통신업체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나설
것인지, 국내시장에서 제한된 경쟁을 계속 벌일 것인지 결정해야 할 전략적
상황에 와있다"

세계적 전략컨설팅업체인 베인 앤드 컴퍼니(Bain&Company) 빈센트 토브킨
수석부사장의 지적이다.

국내 정보통신업체와 추진중인 프로젝트 점검을 위해 한국을 찾은 토브킨
부사장은 "한국의 통신장비 제조기술은 충분한 품질및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다만 노키아나 에릭슨, 모토로라 등 세계적인 기업보다 낮은 수준
이라는 점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데이터 통신 장비는 거의 모든 부품을 수입하고 있는 수준"
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한국이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인 결정을
내린다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그 근거로 삼성과 LG의 기술능력과
자본조달 능력을 들었다.

토브킨 부사장은 특히 제3세대 휴대폰으로 떠오르는 인터넷폰 등 새로운
통신시장이 급격한 성장추세며 한국기업은 이 분야에서 지난 70년대 중반
한국이 반도체산업을 집중 육성했던 당시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결정이 성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집중 육성할 당시에 보여줬던 과감성과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통신사업 운영과 관련, 그는 "한국업체들이 외적 성장의 한계에 도달해
있다"며 "이제는 사업의 효율성을 갖춰야 할 단계"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가격정책을 통해 비교적 단기간내에 정보통신업체를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하지만 이러한 통신요금 정책이 시장을 보다
성숙한 단계로 끌어올리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동통신 사업자와 기간통신망, 장거리 전화업체들의 영업 노하우가
아직까지 개선할 점이 많다며 서로 다른 회선간 전파교류가 가능하도록 하는
호환성 문제와 다양한 요금체계 및 부대서비스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