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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시각] '1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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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구 < 국제부장 >

    기업들이 신바람이 나 있다.

    매출과 이익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삼성그룹은 올해 전계열사가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소식이다.

    다른 기업들의 경우도 사상최대규모의 이익을 나타낼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어 올 회계연도엔 유례없는 화려한 결산 잔치가 벌어질
    전망이다.

    내수가 회복될 뿐아니라 수출도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덕분에 외환부족사태를 겪은 것이 언제였더냐는 듯 큰 폭의 무역흑자도
    나고 있다.

    흑자가 매월 10억달러를 훨씬 웃돌고 있고 연간으로는 2백억달러를 거뜬히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게다가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나드는등 증권시장도 경쾌한 상승
    가도를 줄달음하고 있다.

    수출이 늘어나고 기업실적이 좋아지니 추가가 오르는 것은 당연한 측면도
    있다.

    경제회복이 중소기업이나 서민생활 구석구석까지는 미치지 못했지만 전반적
    상황은 기대 이상이다.

    경제가 외관상 정상적인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호조를 반영, 성장률도 대단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2.4분기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이 10%에 육박하더니 3.4분기엔 확실한
    두자리 숫자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국계은행은 한국이 3.4분기중 16%에 이르는 "꿈의 성장"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라는 수렁에 빠져든지 2년만에 나라경제가
    이처럼 쾌조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다.

    한국경제는 지난날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 지구촌을 경탄에 빠뜨리더니
    이제는 외환위기 이후 엄청난 속도의 회복세를 나타내 세계를 다시 한번
    놀라게 하고 있다.

    그러나 낙관하긴 이르다.

    나라가 부도날 위기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우리 경제엔 미래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너무나 많다.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대우그룹사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고
    엄청나게 투입된 공적자금도 경제운용엔 큰 짐이다.

    공적자금은 앞으로도 상당규모를 더 투입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제 실력(잠재성장률)을 웃돈 GDP성장률은 인플레라는 부작용으로 우리를
    엄습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더구나 수백억달러의 무역흑자가 계속 이어지리란 보장도 없고 증시도
    언제까지 호황을 이어갈 지 미지수다.

    경제란 사이클이 있어서 상승국면이 있으면 하강국면도 있게 마련이다.

    언제든 경제를 위축시키는 역풍이 불어올 수 있다.

    따라서 각 경제주체는 미래의 상황변화에 대응하는 방안을 미리 마련해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업들의 대응이 중요하다.

    원화약세 덕분에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이제는 하루빨리 환율변동에
    대응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달러당 1천2백원이 아니라 9백원, 8백원에도 견딜 수있는 체질을 만들어야
    한다.

    달러당 8백원선에서 시들어가던 사업이 달러당 1천2백원선에서 되살아났다고
    해서 좋아만 하고 있다간 실패를 되풀이할 뿐이다.

    지금과 같은 무역흑자가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원화가치가 강세로 반전하는
    날이 돌아올 것이다.

    인위적으로 달러수요를 부추겨 환율을 방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한국이 일방적으로 무역흑자를 내는 것을 다른 나라들이 그냥 계속 봐주고
    넘어갈 리도 만무하다.

    경제가 IMF 이전으로 회복되는데 환율만은 그대로 있으리라 생각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아직 환율에 여유가 있을 때, 대규모 이익이 나 약간의 아픔을 감수할
    체력이 있을 때 확실한 구조조정을 해놓아야 한다.

    고부가가치 사업을 개발해야 하고 원화가치 하락 덕분에 회생한 사업은
    한단계 높은 품질관리와 강도높은 합리화를 해야한다.

    그래도 경쟁력이 부족하다면 아예 내다버릴 각오와 준비를 해야 한다.

    일본이 장기적인 불황에 시달리면서도 버텨낼 수있었던 것은 제조업체들이
    건실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들과 많은 분야에서 경합하는 일본제조업체들은 끊임없는 합리화를
    추진해 외부환경변화에 강한 체질을 만들어왔다.

    사실 요즘 엔화가치가 달러당 1백엔에 육박하지만 일본 제조업체들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그들은 지난 90년대 중반 달러당 80엔까지 가는 수퍼엔고에 시달렸던 것을
    계기로 엔고에 강한 기업구조를 구축했다.

    엄청난 기업 합리화를 추구했음은 물론 결제시스템을 바꾸는 등의 작업을
    통해 대부분이 달러당 90엔에도 버틸 수있는 체질을 만들었다.

    원화약세 엔화강세가 뚜렷한 지금이야말로 한국기업들이 본격적인 구조조정
    을 할 수있는 절호의 찬스다.

    두번 다시 오기 힘든 기회를 잘 활용해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bk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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