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테너중 한사람인 스페인 출신의 호세 카레라스가 5년만에 한국팬을
다시 찾는다.

지난 93,94년 내한공연 때는 피아노 반주로 리사이틀을 가졌지만 이번에는
오케스트라가 함께 하는 대형 무대를 준비했다.

오는 12월4일 오후 7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오페라 아리아와
이탈리아 가곡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카레라스는 파바로티와 같은 리릭 테너지만 훨씬 가볍고 섬세한 미성을
지니고 있다.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만든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남태평양"에서 노래했던 것도 이때문이다.

팝과 뮤지컬곡 등으로 크로스오버를 꾸준히 시도하고 이런 컨셉트의 음반을
많이 녹음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에라토 레이블로 낸 "퓨어 패션(pure passion)"에서는 기악 독주곡이나
관현악곡을 성악곡으로 편곡해 노래했다.

물론 그 미성도 이제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깊이있는 색깔로 바뀌고 있다.

지난 88년 백혈병을 이겨내고 이제 52세란 연륜에 이른 거장의 변화라 보면
당연할는지도 모른다.

카레라스는 "병을 앓기 전에는 나의 커리어가 가장 중요했지만 그 이후로는
내 자신을 표현하고 관객과 교류하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요즘 오페라 같은 큰 무대보다는 관객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는
리사이틀에만 온통 신경쓰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스페인 출신인 다비드 히메네즈가 지휘하고 코리안
심포니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는다.

마이어베어 오페라 "아프리카의 여인"중 "오, 천국이여", 토스티 가곡
"마레키아레", "귀여운 입" 등을 노래한다.

(080)337-5337

< 장규호 기자 seinit@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