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기업은행장, 김정태 주택은행장, 김경우 평화은행장은 수,
이인호 신한은행장, 송달호 국민은행장은 우, 신동혁 한미은행장, 이갑현
외환은행장은 미, 김진만 한빛은행장, 위성복 조흥은행장, 김승유 하나은행장
은 양이나 가?"

은행 주주들이 주가만으로 은행장의 경영능력을 평가한다면 이런 성적표가
나옴직하다.

10개 주요 은행장들이 취임한 날의 주식가격과 지난 22일의 종가만을
비교한 결과 최고경영자(CEO) 능력은 "3강 4중 3약"의 구도를 보였다.

취임 당시의 증시주변동향이나 경제상황 등에 따라 주가는 가변적일수
밖에 없다.

대출구조 등에 따라서도 주가는 달라진다.

하지만 주가가 은행의 성적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라는 점에서 CEO들의
재임기간 주가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기업은행은 이경재 행장이 지난해 5월13일 취임한 이후 1천1백10원이던
주가가 지난 22일 8천1백원(6백29.7%)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1백56.08% 오른 것에 비하면 은행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기업은행은 정부출자로 받은 포철과 담배인삼공사 주가상승으로 평가이익이
커져 연말 1천억원가량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김정태 행장은 "CEO 주가"라는 말을 유행시킨 사람이다.

김 행장 취임이후 주택은행 주가는 8백19.7% 상승해 은행주중 최고가다.

대우에 물린 여신이 적은데다 소매전문 금융기관으로 발전전략을 확고히
인식시킨 결과다.

김 행장 개인으로는 스톡옵션으로 받은 30만주가 주가상승으로
82억9천5백만원의 평가이익을 올리고 있다.

김경우 행장은 시중은행주중 주가는 가장 낮지만 2백82.3%의 상승률을
이끌면서 평화은행이 제자리를 찾아가는데 애를 쓰고 있다.

이인호 행장과 송달호 행장은 취임이후 주가가 99.3%, 80.4% 올랐지만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상승률을 가까스로 웃돌아 보통이라는 평가다.

반면 김진만 행장의 경우 취임이후 주가가 오히려 떨어져 곤혹스러운
편이다.

하락폭도 35.9%로 가장 크다.

위성복 행장도 주가로만 보면 부진하다.

한빛은행과 조흥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90%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거래가 안되는 탓"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대우사태로 대규모 손실이 예상돼 주가가 낮다"고 분석했다.

김승유 행장은 하나은행과 보람은행 합병초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지금
까지 23.9%의 주가하락을 맛봐야 했다.

이 은행은 내년에 1천억원 규모의 자사주펀드를 만들 계획이다.

신동혁 행장과 이갑현 행장은 일단 주가가 취임때보다 올랐지만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보다는 낮아 주주들에게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이 두 은행 역시 대우여신이 많은게 주가상승의 걸림돌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주가는 대우사태 처리결과와 은행장 경영능력에
따라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