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은 단기성보다는
뮤추얼펀드 연기금펀드 등 중장기 투자성 자금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미국계 자금이 급증하고 있다.

이같은 양상은 외국인이 본격 순매수로 돌아선 지난 10월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그만큼 증시내 외국인 자금의 흐름이 안정적이다.

경기회복,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등에 따른 투자심리 호전으로 앞으로
이런 추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10월 외국인 순매수자금 9천70억원중 뮤추얼펀드 자금은 3천1백77억원
에 달했다.

그 비중은 35.02%로 가장 높았다.

연기금펀드 자금은 9백44억원으로 10.40%였다.

투자신탁자금은 2천5백27억원으로 27.86%였다.

국내 증권사 등이 해외에 설립해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역외펀드나
단기투자자금인 헤지펀드 등이 포함된 기타법인은 33.53%인 3천9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규모가 하루평균 1천억~2천억원을 웃돌았던 10월말 이후부터
는 뮤추얼펀드 자금이 더욱 늘어났다.

반대로 기타법인 자금은 줄어들었다.

증권거래소가 10월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집계한 결과가 이를 잘 말해준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1조4백22억원어치나 순매수했는데 이중 50.33%인
5천2백46억원이 뮤추얼펀드 자금이었다.

연기금펀드 자금비중은 9.45%로 다소 줄어들었다.

하지만 기타법인의 비중은 29.08%로 급격히 낮아졌다.

ING베어링증권의 함춘승 상무는 "IMF 직후인 지난 98년초 외국인 순매수
열기가 최근과 비슷했을 당시엔 단기투자 수익률을 겨냥한 헤지펀드 등
단기투자자금이 대거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올해들어서는 중장기 자금이 크게 늘어나 질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한국의 경기회복이 점차 가시화되자 내년 이후를 보고 중장기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이 종합주가지수 800선 이후에서 다시 집중적인 매수에 나섰다는
점에서 단순히 20~30%의 단기투자 수익률을 노리지만은 않았을 것으로 해석
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북미계 외국인 자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 10월의 경우 전체 외국인 순매수금액중 북미계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
은 24.60%였다.

그러나 11월 들어 4일 현재까지 42.95%로 껑충 뛰었다.

39.54%, 39,14%였던 아시아및 유럽계 자금은 17.97%, 23.72%로 대폭
낮아졌다.

미국계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99년 4월1일~9월30일)중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CSFB 등 미국계 증권의 서울지점이 올린 순이익이 유럽및
아시아계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반기 13억원이었던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의 순이익은 올 상반기
에 5백93억원으로 증가했다.

모건스탠리증권 서울지점은 33억원의 적자에서 3백33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대부분의 국내외 증권사 관계자들은 향후에도 외국인의 중장기 투자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엥도수에즈 WI카증권의 임우택 영업담당 이사는 "올연말, 내년초 Y2K
(컴퓨터 2000년도 인식오류) 문제 등으로 외국인 순매수세가 잠시 주춤거릴
수 있으나 한국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의 권성철 국제업무담당 전무는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외국인이
약 5조원을 순매했다"며 "최근 10월, 11월 2조원 정도를 순매수한 것을 빼면
적어도 향후 2조~3조원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