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29.스팔딩.슈페리어)가 20세기 한국골프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1900년 골프가 한국에 도입된이래 1백년만에 한국인 최초의 미국PGA투어
프로가 된 것.

23일새벽(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랄리조트 골드코스(파
70).

99미국PGA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 최종 6라운드를 마친 최경주는 합계
8언더파 4백12타를 기록한뒤 점심도 굶은채 다른 선수들의 경기가 끝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년 미PGA투어 풀시드가 부여되는 공동35위의 합격선이 8언더파냐,
9언더파냐 하는 피말리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3시30분.

마침내 합계 8언더파에서 커트가 이뤄졌다.

최는 가까스로 합격선에 턱걸이하며 미국진출의 꿈을 달성했다.

1,2라운드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기대를 높였던 최경주는 3~5라운드에서
주춤하며 최종일 경기결과에 "운명"을 맡겨야 했다.

6라운드에서 3언더파 안팎을 치지 못하면 미국행의 꿈을 1년뒤로 늦추어야
했기 때문.

배수의 진을 치고 최종일 경기에 임한 최는 전반을 1언더파(버디2 보기1)로
마쳤다.

최는 후반들어서 기세가 올랐다.

아이언샷은 신들린듯 맞았고 볼은 깃대를 향해 날았다.

최는 후반에 버디 2개를 추가하며 이날 3언더파를 쳤다.

합계 8언더파로 경기를 마무리한 것.

최가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고 나오자 주위에서는 "9언더파에서 커트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골드코스 18번홀(3백97야드)은 선수들에게는 "눈물의 홀".

아일랜드 그린으로 돼있어서 여차하면 보기 또는 더블보기가 나오는 곳이다.

5라운드까지 최보다 앞선 선수 몇명이 이 홀에서 무너지면서 합격선은
극적으로 8언더파로 낮춰졌다.

최가 랭크된 35위에는 모두 6명이 올라있다.

규정에 따라 이들을 포함, 40명이 내년 풀시드를 받았다.

1위는 미PGA투어에서 5승을 올린 블레인 매칼리스터(41)로 합계 19언더파를
쳤다.

잭 니클로스의 아들로 미국언론들의 관심을 끌었던 게리는 공동12위의
성적으로 내년 PGA투어에서 활약하게 됐다.

< 김경수 기자 ksm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