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 스트레스'' - 비타민C 많이 먹어야 ]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오히려 일의 성취욕구를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

문제는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현대인들에게 소위 "스트레스성 질환"을
일으킨다는데 있다.

고혈압 협심증 등 심혈관계 질환, 각종 소화기 질환, 만성적 통증, 감염
질환, 심지어 여성의 생리불순과 불임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질환이
스트레스로 유발되고 있다.

따라서 일상적인 가벼운 스트레스라도 장기화되거나 누적되지 않도록 이를
해소하는 생존전략이 필요하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상의 피해를 줄이려면 비타민C를 많이 섭취
하는 것이 좋다.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타민C는 스트레스를 받을때 분비되는
여러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호르몬은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병원체에 쉽게 감염되게 만든다.

따라서 비타민C의 섭취는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나쁜 영향을 줄일수 있다.

미국 앨라배마대학 연구팀은 쥐에게 3주간 하루 1백~2백mg 정도(사람에게는
수g 정도에 해당)의 비타민 C를 섭취시키면서 하루 1시간 정도 쥐를 강제로
못움직이게 해서 스트레스를 줬다.

예상했던 대로 쥐들의 혈액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상승했다.

그러나 비타민 C를 2백mg 섭취시킨 쥐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기대
보다 낮았다.

이 실험결과는 스트레스성 질환의 예방에 다량의 비타민C가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자들은 스트레스 유발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양의 비타민C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마치 운동량에 따라 필요한 칼로리 양이 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동시에 만성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나라에 사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비타민C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했다.

이 연구결과는 현재의 비타민C 섭취 권장량이 너무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비타민C 하루섭취 권장량은 50~60mg 정도다.

한반도의 조상은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많이 섭취해 현대인보다 훨씬 많은
비타민C를 섭취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만일 그렇다면 현대인은 조상으로부터 유전적으로 스트레스를 견딜만한
체질을 전수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현대인은 가공식품을 많이 먹음으로써 비타민C 섭취량은 줄고
스트레스는 훨씬 더 많이 받고 있으니 얼마나 스트레스성 질환에 취약하다는
말인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의 하루 권장량보다 훨씬 많은 양의 비타민C를
섭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hshinsmc@samsung.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