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수영 금호케미칼 사장은 금호그룹내에서 구원투수로 등판, 팀을 승리로
이끈 승리투수로 통한다.

그는 지난 97년4월 미원그룹에서 인수할 당시 방만한 적자경영에 놓여 있던
금호케미칼(옛 미원유화)을 3년만에 초우량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회사경영은 마라톤과 똑같이 튼튼한 기초체력(견실한 재무구조)이 밑바탕
돼야만 42.195km를 뛸 수 있다는 "마라톤 경영"의 결실이다.

사공 사장은 기초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실제로 저녁마다 집근처인 서울
압구정동 구정초등학교에서 5km씩 뛴다.

"기업은 영속체이기 때문에 마라톤 경영을 펼쳐야 한다. 마라톤에서 지구력
이 필수적이듯이 기업은 재무구조가 견실해야 장기적인 비전을 성취해 나갈
수 있다"고 그는 틈날때마다 강조한다.

사공 사장은 금호케미칼 경영권을 갖게 된뒤 얼마 안돼 IMF 경제위기를
맞아 한때 사면초가에 몰렸다.

그는 이같은 위기상황을 기본적인 문제부터 풀어나가는 정공법으로 헤쳐
나갔다.

폴리스티렌계 수지 시장의 공급과잉을 간파, 97년과 98년 한계사업을 정리
했다.

조직경쟁력을 갖춰 품질과 서비스로 정면승부를 펼쳤다.

부실을 낳은 방만경영에 메스를 댔다.

"전 임직원들에게 과거 경영패러다임을 몽땅 버리자고 선언했지요"

97년 기초적인 수술작업을 끝내자 2단계로 98년 경영목표를 흑자 실현으로
정했다.

전부문의 관리혁신과 품질.서비스 혁신을 추진했다.

그 결과 97년말 2백98억원에 달했던 순손실을 98년 57억원 순이익으로
전환시킨데 이어 올해는 3백50억원이란 창사이래 최대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98년4월 6백50원까지 곤두박칠쳤던 금호케미칼 주가는 11월 현재
무려 2백배인 1만2천원대로 뛰었다.

IMF전 최고가(97년 3월 1만원대)를 넘어섰다.

사공 사장은 지난 67년 삼성그룹 공채 8기로 입사, 73년 금호로 옮겨
석유화학 계열사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통이다.

삼성코닝 대표를 맡고 있는 박영구씨가 그의 입사동기다.

금호케미칼로 오기 직전 금호그룹 회장부속실 사장을 지냈다.

< 정구학 기자 cg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