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들이 한국 광고시장의 큰 손으로 탄탄히 뿌리내리고 있다.

IMF 관리체제에 들어선 지난 97년 말 이후 식음료 생활용품 화장품 등의
소비재는 물론 금융기관 등 광고활동을 수반하는 모든 산업에서 외국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식 집계가 가능한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광고비를 기준으로 할 때
외국 광고주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98년 사상 처음으로 10% 대로 올라선
뒤 올해는 15% 선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들어 소비자층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화로 고가 외국산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자 광고활동을 강화하는 외국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기업간의 광고비 순위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새로운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외국 광고주 현황 =외국사 진출이 늘어난 지난해 외국기업들이 집행한
방송 광고비는 1천 1백억여원으로 시장 점유율 10.29%를 기록했다.

김명룡 방송광고공사 차장은 "방송광고를 시작한 신규 외국 광고주가
올들어서도 계속 늘고 있어 연말까지 외국기업의 광고비는 1천5백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0월말 현재 외국계 기업에서 광고비를 가장 많이 쓴 회사는
한국피앤지와 유한킴벌리등으로 생활용품 메이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국피앤지는 63억2천만원을 사용해 지난해의 11위에서 1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이 회사는 화장지 생리대 샴푸 섬유탈취제 기저귀 등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면서 공격적인 광고전을 펼치고 있다.

경쟁사인 유한킴벌리의 광고비는 59억3천만원으로 지난해 6위에서 4계단
올라섰다.

그밖에 한국존슨 코벨 한국코카콜라 한국존슨앤드존슨 DHL 동아오츠카
모토로라반도체 한국네슬레 등이 그 뒤를 이었다.

DHL과 모토로라반도체는 10위권에 신규 진입했다.

웰라코리아 나이키스포츠 유니레버코리아 LG칼텍스정유 등도 10개월 동안
20억원 이상을 방송 광고비로 썼다.

이들 기업을 포함해 10억원 이상을 사용한 외국기업은 26개사로 집계됐다.

방송광고공사 관계자는 "업종별로 생활용품 화장품 외식산업 식음료 등
소비재관련 외국기업들이 광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광고사 진출 =외국기업의 광고비 사용이 늘어나자 이들을 겨냥한
광고회사도 대거 한국시장에 상륙하고 있다.

국내 2위 광고회사인 금강기획은 이달 초 외자 유치를 위해 영국
커뮤니케이션그룹인 CCG사에 경영권을 넘기기로 합의했다.

한국 광고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외국계 광고사는 다이아몬드베이츠
(광고주 한국피앤지), O&M(유한킴벌리), 맥켄에릭슨(한국코카콜라
한국존슨앤드존슨) 등이다.

현재 한국시장에 진입한 외국 광고회사는 합작사를 포함해 17개사에 달한다.

올들어 한국 광고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자 합작관계를 청산하고 독자적
으로 진출하는 외국 광고사가 크게 늘어난 것도 특징중 하나로 꼽힌다.

10월 초에는 세계적 광고회사인 미국의 맥켄에릭슨이 파트너였던 두산측
지분 49%를 인수, 1백% 독자 기업으로 재출범 했다.

일본 2위 광고회사인 하쿠호도는 수입선 다변화 해제를 계기로 앞으로
크게 늘어날 일본 기업들의 진출을 겨냥해 10월말 한국사무소를 개설했다.

< 최인한 기자 janu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