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시험대에 올랐다.

급등주가 이후에 뒤따를지 모를 심각한 후유증을 우려한 증권당국이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집중매매심리라는 소방차를 끌고 나왔다.

시장참가자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집중매매심리가 코스닥주가에 대한 거품논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

당국이 던진 견제구가 과열을 식히자는데 그 목적이 있지만 자칫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는 사태로 번질 경우 의외의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다.

그런 고민을 반영한듯 치솟기만하던 코스닥 주가도 지난 주말엔 눈치를
살폈다.

만만찮은 시련이다.

증권 당국은 코스닥 주가에 상당한 거품이 얹혀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집중매매심리 사실을 언론에 흘린 대목에서 당국의 이같은
의중을 읽을 수 있다.

설사 집중매매심리를 하고 있더라도 주가에 주는 충격을 우려해 쉬쉬하던
것이 지금까지 관례였다.

당국으로서는 건전한 자본시장이 "머니 게임 공간"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
이후의 심각한 후유증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예방책을 내놓은 셈이다.

이런 당국의 움직임에 대한 시황 분석가들의 진단에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

코스닥 주변에 몰린 자금력을 믿는 낙관론자들은 일시적인 충격은 있겠지만
상승추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거품론 확산을 우려하는 신중론자들은 조정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가가 어느쪽으로 움직이든 이들 분석가들은 옥석을 가려내는데 좀더
신경을 쓰고 위험관리에 대해서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상승론 =외국인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들은 11월들어 2천억원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월별기준으로 사상최고수준이다.

당국의 집중매매심리 소식이 전해진 지난주 금요일에도 무려 5백80억원어치
를 순매수했다.

시황 분석가들은 이같은 매수강도를 볼 때 외국인 순매수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투자자들의 코스닥 열기도 여전히 뜨겁다.

상장주식을 움켜쥐고 있어 봤지만 재미를 보지 못한 투자자들이 속속 코스닥
으로 몰려들고 있다.

최근들어 코스닥주가가 조정을 받을만하면 신규매수세가 들어와 주가를
올려놓는 것도 이같은 시장옮기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마침 미국 나스닥시장도 초강세다.

이에 영향을 받아 전세계 첨단주식이 한껏 피치를 올리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세계적인 추세를 보더라도 첨단주식에 대한 투자열기가 쉽게
식지 않을 것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도양근 코스닥증권시장(주) 대리는 "코스닥지수가 지난주 220선대의 거래량
밀집대와 전고점을 동시에 돌파했기 때문에 상승추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조정론 =증권당국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

급등 추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지속적으로 후속대책을 내놓을 태세다.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올랐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미 10만원이상의 고가주가 전체의 12%나 된다.

증권거래소시장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그렇다고 코스닥기업이 거래소상장기업보다 첨단기술력이 뛰어나다거나
기업내용이 알찬 것도 아니다.

미래의 성장성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기업의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이들은
현가격대에서 추격매수에 나서기에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벤처캐피털 일반법인 등의 주식매도 공세도 심상치 않다.

기술적으로 조정시점이 임박했다는 시각도 있다.

벤처지수는 이미 1차상승(5~7월)때의 1.61배까지 올랐다.

지난주 후반들어 전강후약 패턴을 보이는 날이 많아졌다.

기술분석가들은 조정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 대응요령 =시황 분석가들은 다양한 투자전략을 내놓고 있다.

낙관론을 펴는 이들은 주도주는 공략할만 하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벌써 주가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

오르는 종목과 내리는 종목이 극명하게 갈라지고 있다.

당국의 과열 식히기 작업은 오르는 종목과 내리는 종목을 더욱 갈라놓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최근들어 잘 오르는 종목은 인터넷 정보통신 디지털 반도체 등 소위 21세기
를 주도할 첨단기술주들이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는 "첨단기술주로 매매대상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종목을 공략하는 것도 한 방법으로
거론된다.

지금까지 한글과컴퓨터 텔슨전자 아토 등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은 예외없이 급등했다.

그러나 신중론을 펴는 시황분석가들은 충분한 이익을 냈으면 이익을
실현시키는 것을 고려할 때라고 강조한다.

주가상승기에는 첨단기술주의 상승률이 지수 상승률을 훨씬 앞선다.

반대로 상승추세가 꺾이면 첨단기술주들은 지수보다 휠씬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지난 5~7월의 주가하락기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위험관리를 위해서는 현시점에서 주식처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기술적대응론자들은 추세에 순응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아직 상승추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은 상황이므로 주가흐름을 좀 더
지켜보자는 것이다.

다만 주식매도시점에 대한 원칙을 정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대량거래를 수반하면서 장대음봉이 생기거나 <>주가 5일이동
평균선이 내림세로 돌아서거나 <>흑삼병이 출현하면 하향추세로 반전된
것으로 보고 원칙을 행동으로 옮기라는 주문이다.

< 조성근 기자 truth@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