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을 실어나르는 선박이 대형화.고속화되고 있다.

화물을 맡기는 화주들이 신속성과 정시성, 안전성 등을 강하게 요구함에
따라 해운 선사들에겐 보다 크고 빠른 선박의 확보가 경쟁력을 높이는
관건으로 등장했다.

선박의 대형화는 규모의 이익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꾀하는 것으로 선박
건조기술의 발달에 따라 꾸준히 추진돼왔다.

특히 80년대 후반부터 대형화 추세는 급속히 진행됐다.

세계경제 호전에 따른 컨테이너 화물증대와 이에따른 항만 및 육상의
물류시설 확충으로 컨테이너화(화물을 컨테이너 박스에 담아 운송하는
형태)가 빠른 속도로 진전된 때문이다.

이에따라 선박 대형화는 당초 유조선에서 출발, 철광석.곡물 수송선으로
옮겨졌다가 최근엔 정기선 항로에 투입되는 컨테이너선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지난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2천~3천TEU급이 주요
항로를 장악했다.

90년대들어 4천~5천TEU급이 주력선대로 자리잡았다.

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며 해운선사들의 초대형선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다.

드디어 96년엔 길이 3백m이상의 6천TEU급 제6세대 선박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강종희 해운물류연구실장은 "오는 2000년 초반에는
8천TEU급의 제7세대 컨테이너 선박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정기선 항로에 취항하고 있는 5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34척, 6천TEU급은 23척에 이르며 이들 초대형선이 세계 주요 항만에 기항하는
횟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들 초대형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선사는 에버그린, 현대상선, 한진해운,
코스코, NYK(일본우선), OOCL 등이다.

또 건조중이거나 건조예정인 5천TEU급 이상 초대형선은 총 51척으로 이중
6천TEU급 이상은 AP몰러, 현대상선, P&ON 등이 발주한 16척으로 집계되고
있다.

컨테이너선이 대형화됨으로써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항만.하역장비
등이 동시에 대형화되고 있다는 점.

항만이 위치한 바다 수심도 최소한 15m이상 돼야한다.

한편 컨테이너선의 고속화는 대형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고속화는 항공기 출현으로 신속한 수송수단이 발달하자 이에 대응,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선박의 고속화는 저유가를 전제로 추진됐던만큼 70년대 2차례에
걸친 석유파동으로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했다가 최근 들어 일부 대형
선사들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오늘날 상선은 대개 20노트(1노트는 시간당 1.85km 속도)안팎의 속도로
운항하고 있다.

현재의 선박관련 기술로 보면 30노트이상 초쾌속선 출현은 조만간 실현될
전망이다.

지난 70년대 미국의 시랜드사가 추진하다 무산됐던 초쾌속선의 운항은
90년대 들어와 미국의 패스트십사가 다시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2002년에 시험운항을 마치고 2003년초 대서양 항로에
취항시킬 예정이다.

이같은 계획이 실현돼 38노트로 달리는 초고속 컨테이너선이 등장한다면 그
시장 파괴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서양항로의 경우 항해와 하역 등 총 소요기간이 5~7일 그칠 것으로 전망돼
항공화물의 4~7일과 비교,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물의 종류는 대량의 1차상품보다는 고가품이나 시간에 민감한 화물에
한정될 것이다.

패스트십사는 이 서비스가 실시되면 항공화물의 27%가 초고속 컨테이너로
발길을 돌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강창동 기자 cd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