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데칸쇼 논술 출간한 '논술아빠' '이경호 서기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이경호 서기관 약력 ]
<> 46년 서울출생
<> 선린상고
<> 건국대 경영학과
<> 76년 경제기획원
<> 94년 재정경제부
<> 99년 산업자원부
------------------------------------------------------------------------
산자부 무역위원회 이경호 서기관(53세)이 "데칸쇼 논술"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논술책을 펴냈다.
''데칸쇼''란 지성의 상징인 데카르트 칸트 쇼펜하우어의 머리글자.
공무원이 자기 업무와 관련된 책을 내는 일은 흔한 일이다.
얼마전엔 공무원이 바뀌어야 한다고 질타하는 책을 펴내 화제가 된 공무원도
있었다.
하지만 문학이나 교육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산업자원부의 서기관이 논술책을
지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된 것이다.
그러나 그의 경력을 훑어보면 논술책을 낼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지난 80년 중앙일보 독서감상문 대회에서 "러시아혁명사(김학준 지음)"
에 대한 독후감으로 우수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이 대회에서 모두 5차례나
수상했다.
또 3천권 이상의 책을 읽은 독서광이다.
딸과 아들에게 직접 논술을 가르쳐 각각 이화여대 경영학과(97년 입학)와
서울대 자연과학대(99년 입학)에 합격시킨 훌륭한 개인논술교사다.
이때문에 한때 "독서감상문 아빠"로 불리던 그에게 지금은 "논술 아빠"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책을 펴낸 이유에 대해 "아들을 가르치다 보니 다른 수험생들에게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법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한다.
기존의 논술책이 실패하는 것은 "준비운동없이 수영장에 뛰어들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주장.
그는 여느 논술책에서는 볼 수 없는 "바꿔쓰기"라는 아주 독특한 방법을
도입했다.
논술을 쓰려면 생각부터 쌓아야 하는데 그 수단이 바로 "바꿔쓰기"라는
것이다.
바꿔쓰기는 다른 사람의 훌륭한 문장을 자기가 단어를 바꾸어 써보거나
다른 문장에 응용해 보는 것.
이런 과정에서 저절로 생각이 쌓이고 문장력이 는다는 얘기다.
필자는 또 아들과 대화하듯 읽는 이를 격려하고 다독거리며 쉽고 재미있는
글쓰기로 이끌어 간다.
그는 76년부터 지난해까지 옛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에 근무하다 올해
산업자원부로 자리를 옮겼다.
그동안 야근을 밥먹듯 하는 생활을 했을텐데 어떻게 그 많은 책들을 읽을 수
있었을까.
그는 "책을 읽다보면 파급효과가 생긴다. 연관된 다른 책을 또 읽고
싶어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지금도 하루에 서 너 시간은 책을 본다.
그렇다고 동료들과 어울리기를 꺼리거나 시간을 정해놓고 강박적으로 책을
읽는 것은 아니다.
술자리를 마다하지 않지만 술을 먹는 날도 예외없이 책을 보다가 잠자리에
든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 잠을 자는 시간은 4~5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노장사상"의 가르침처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살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그가 읽는 책은 사상에 관한 책이 많지만 역사 소설책 등 범위가 한정돼
있지 않다.
철학책은 어렵지만 읽고나면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사상에 대한 책에만 빠지면 과격논리에 빠지기 쉽다며 잡식성 독서를
추구한다.
그는 요즘 소설들이 1930년대 이상과 김유정의 사고의 깊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한다.
그가 존경하는 인물은 생전에 1만권의 책을 읽다가 시력마저 잃어버린
아르헨티나의 문학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이경호 씨는 "한국의 보르헤스"를 꿈꾸며 지금도 책을 읽고 있다.
<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9일자 ).
<> 46년 서울출생
<> 선린상고
<> 건국대 경영학과
<> 76년 경제기획원
<> 94년 재정경제부
<> 99년 산업자원부
------------------------------------------------------------------------
산자부 무역위원회 이경호 서기관(53세)이 "데칸쇼 논술"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논술책을 펴냈다.
''데칸쇼''란 지성의 상징인 데카르트 칸트 쇼펜하우어의 머리글자.
공무원이 자기 업무와 관련된 책을 내는 일은 흔한 일이다.
얼마전엔 공무원이 바뀌어야 한다고 질타하는 책을 펴내 화제가 된 공무원도
있었다.
하지만 문학이나 교육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산업자원부의 서기관이 논술책을
지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된 것이다.
그러나 그의 경력을 훑어보면 논술책을 낼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지난 80년 중앙일보 독서감상문 대회에서 "러시아혁명사(김학준 지음)"
에 대한 독후감으로 우수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이 대회에서 모두 5차례나
수상했다.
또 3천권 이상의 책을 읽은 독서광이다.
딸과 아들에게 직접 논술을 가르쳐 각각 이화여대 경영학과(97년 입학)와
서울대 자연과학대(99년 입학)에 합격시킨 훌륭한 개인논술교사다.
이때문에 한때 "독서감상문 아빠"로 불리던 그에게 지금은 "논술 아빠"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책을 펴낸 이유에 대해 "아들을 가르치다 보니 다른 수험생들에게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법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한다.
기존의 논술책이 실패하는 것은 "준비운동없이 수영장에 뛰어들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주장.
그는 여느 논술책에서는 볼 수 없는 "바꿔쓰기"라는 아주 독특한 방법을
도입했다.
논술을 쓰려면 생각부터 쌓아야 하는데 그 수단이 바로 "바꿔쓰기"라는
것이다.
바꿔쓰기는 다른 사람의 훌륭한 문장을 자기가 단어를 바꾸어 써보거나
다른 문장에 응용해 보는 것.
이런 과정에서 저절로 생각이 쌓이고 문장력이 는다는 얘기다.
필자는 또 아들과 대화하듯 읽는 이를 격려하고 다독거리며 쉽고 재미있는
글쓰기로 이끌어 간다.
그는 76년부터 지난해까지 옛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에 근무하다 올해
산업자원부로 자리를 옮겼다.
그동안 야근을 밥먹듯 하는 생활을 했을텐데 어떻게 그 많은 책들을 읽을 수
있었을까.
그는 "책을 읽다보면 파급효과가 생긴다. 연관된 다른 책을 또 읽고
싶어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지금도 하루에 서 너 시간은 책을 본다.
그렇다고 동료들과 어울리기를 꺼리거나 시간을 정해놓고 강박적으로 책을
읽는 것은 아니다.
술자리를 마다하지 않지만 술을 먹는 날도 예외없이 책을 보다가 잠자리에
든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 잠을 자는 시간은 4~5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노장사상"의 가르침처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살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그가 읽는 책은 사상에 관한 책이 많지만 역사 소설책 등 범위가 한정돼
있지 않다.
철학책은 어렵지만 읽고나면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사상에 대한 책에만 빠지면 과격논리에 빠지기 쉽다며 잡식성 독서를
추구한다.
그는 요즘 소설들이 1930년대 이상과 김유정의 사고의 깊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한다.
그가 존경하는 인물은 생전에 1만권의 책을 읽다가 시력마저 잃어버린
아르헨티나의 문학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이경호 씨는 "한국의 보르헤스"를 꿈꾸며 지금도 책을 읽고 있다.
<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