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증시는 전반적으로 호흡을 고르는 조정국면을 보인 가운데
기술관련 주식들의 약진만은 계속됐다.

특히 아마존 e토이즈 등 인터넷 판매업체와 퀄컴 아리엘 등 이동통신관련
업체들이 장세를 주도했다.

이에따라 지난 한주일동안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는 0.1%및 0.4%씩
하락한 반면, 첨단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2.3% 뛰어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로써 나스닥지수는 지난 26일 현재 올들어 57.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71년 나스닥이 출범한이래 올해가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는 데는 더이상
이론의 여지가 없어졌다.

지난 주말 인플레를 의심케하는 경기동향 지표가 발표됐음에도 기술주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사자"열기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상무부가 발표한 경기동향 요지는 10월중 미국의 개인 소비지출 및 개인소득
이 각각 0.6%와 1.3%씩 증가했다는 것이었다.

개인소비지출은 미국내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구성하는 항목이어서 물가동향
을 가늠케하는 중요 잣대다.

상무부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은 10월중 개인소비지출 증가율이
0.3%선에 그칠것으로 내다봤었다.

하지만 뚜껑을 연 결과는 그 두배였다.

개인소득 증가율 역시 94년 4월이후 5년반만의 최고였다.

당연히 경제계 일각에서 인플레경계론이 발동됐다.

통화당국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새해초 모임때 금리를 추가 인상할지
모른다는 예상이 즉각 제기됐다.

그러나 인터넷과 이동통신관련 주식 등의 "뉴 골드러시"에 탐닉해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이런 경보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인터넷접속 장비용 모뎀카드를 제조하는 아리엘의 주가는 주말인 26일
하룻동안 무려 2백47%나 치솟는 광란극을 연출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10.75달러에 불과했던 주가가 하룻새 37.25달러로 폭등한
것이다.

컴퓨터 운영체계인 리눅스 판매업체 레드햇도 광란극에 가세했다.

이날 하루에 주가가 44달러이상 솟구치는 등 지난 한주일 동안 74.3%의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시스템과 경쟁하고 있는 이 회사의 주가는 이로써
지난 8월 이후에만 12배나 뜀박질했다.

미국 최대의 명절인 추수감사절 연휴가 들어있던 지난주에는 인터넷 소매
업체들의 주가도 큰 폭의 상승행진을 지속했다.

최고급 상품만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애쉬포드닷컴(Ashford.com)의 주가가
26일 하룻새 76%나 솟구친 것을 비롯, 아마존(Amazon.com) e토이즈
(eToys.com), CD나우 등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사이버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치솟으면서 나스닥지수의 최고치 기록경신 행진을 이끌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 최대의 소매업체인 월마트를 비롯, K마트와
시어즈로벅 등 재래 유통업체들의 주가는 제자리 걸음을 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인터넷이라는 사이버공간으로 옮겨지는 추세가
가속화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올 성탄절은 "e-크리스마스"가 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월가의 관심은 이번주에 잇달아 발표될 새로운 경기동향 지표들이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는 기술주들의 상승가도에 제동을 걸 수 있겠느냐
여부다.

29일에 10월중 기존 주택 매매동향의 뚜껑이 열리는 것을 시작으로 12월1일
에는 최근의 물가동향을 가늠케 해줄 11월중 전국구매관리협회 지수와 10월중
건설지출 통계가 발표된다.

이어 2일에는 10월중 신규 주택매매 동향, 3일에는 11월중 고용동향(실업률)
이 연달아 공표될 예정이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