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는 수년간 표류해 오던 낙동강 물관리 대책을 내놓았다.

오염총량관리제와 정화시설 확충, 수량확보를 위한 갈수조정댐 건설과 부산
경남권 광역상수도 건설 등이 주요골자다.

이에 대해 상하류 지역주민 모두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상류지역 주민들은 댐건설과 개발억제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고 있고 하류
지역 주민들은 이를 토대로 위천공단 등 상류지역 개발이 본격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청회 개최가 무산되는 등 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정부의 낙동강 물관리 종합대책에 대한 찬반토론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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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에서 배우자.

라인강은 스위스에서 발원하여 독일 프랑스 등 유럽대륙의 심장부를 거쳐
북해로 흘러 들어가는 강.

유럽 7개국 5천만명의 생명의 젖줄이다.

라인강 유역에는 단일유역으로는 세계최대의 인구가 살고 있고 수많은
오염원(OECD국가의 화학공장의 10% 이상)이 위치해 있다.

더욱이 광활한 농업밀집 지역도 포함돼 있어 비료 농약 등의 오염원도
배출되고 있다.

그 만큼 낙동강 보다 몇배나 환경오염에 취약하고 7개국의 이해관계도
첨예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7개 당사국은 수계관리위원회를 설치하여 상류지역의 개발권은
물론이고 하류지역의 수질오염 문제도 해결하고 있다.

라인강의 최하류 지역에 위치한 네덜란드에서 세계적인 맥주인 하이네켄이
생산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우리의 처지는 어떤가.

낙동강 물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지 10년 이상이 흘렀으나 상하류 지역간
첨예한 대립만 계속되고 있을뿐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사이 낙동강 수질은 계속 악화돼 1급수는 커녕 2급수로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한 지경이 되고 말았다.

물론 낙동강 물문제는 상하류 지역주민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상하류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같이 살수 있는 길을 찾을 경우
그 해결책을 찾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 라인강의 사례다.

< 최경환 논설위원.전문위원 kghwcho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