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캐릭터로 한국시장을 지킨다"

국내 캐릭터 시장을 휩쓸고 있는 키티와 포켓몬스터 등 외국산 캐릭터에
도전장을 던진 사람이 있다.

CNA엔터프라이즈의 김상인(41) 사장.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그는 외제가 판치는 한국 캐릭터 시장의 자존심을
되찾자는 신념으로 지난해 캐릭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 국내 인기 만화의 주인공들을 캐릭터로 만들어 사업화하는 준비
작업을 마쳤다.

그는 현재 박수동 원수연 김혜린 최경아 권가야 등 모두 18명의 유명
만화작가와 캐릭터 판권 양도계약을 체결해 놓았다.

또 29명의 작가들에 대해선 작품의 캐릭터 사업화를 위한 위임장을 받았다.

이젠 토종 캐릭터를 상품으로 띄우는 것만 남았다.

김 사장이 구상하는 사업방향은 크게 세가지.

우선 만화주인공 캐릭터로 어린이용 우산, 머그잔 등 생활용품과 잡화를
디자인해 시장을 노크할 계획이다.

둘째 캐릭터를 적용한 제품과 포장디자인 등을 기업들에 제안해 사업화할
예정.

아이디어를 샘플화하는 이 부분에 김 사장은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생리대포장과 화장품 은행통장 등에 캐릭터를 디자인한 것을 놓고
관련업체와 협의중이다.

마지막으로 캐릭터를 생활 전체에 스며들게 만드는 것.

이를 위해 캐릭터로 인테리어가 된 카페나 커피숍, 아파트 등을 구상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9월 창업투자회사로부터 자본을 유치해 캐릭터 업계에선
처음으로 벤처기업 지정을 받기도 했다.

또 만화작가 이두호씨의 "머털도사"에 대해선 브랜드 매뉴얼 가이드를
완성해 관심을 모았다.

브랜드 매뉴얼 가이드란 캐릭터를 제품에 사용할때 "색상은 어떻게 하고
디자인은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활용법을 제시해 놓은 책.

국산 캐릭터를 쓰더라도 제대로 쓰자는 취지에서 어렵게 만들었다.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 유럽연수를 갔을 때 선진국이 되려면 문화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한국에서 토종 캐릭터라고 안 될 이유가
없다"고 김 사장은 말했다.

김상인 사장은 수십명의 만화작가들을 일일이 발로 뛰어 만나면서도 한국
캐릭터 시장을 지킨다는 사명감에 힘든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에도 이런 캐릭터가 있다"는걸 세계시장에 보여주고 싶다는 그는
소비자들이 국산 캐릭터에 더욱 애정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02)3444-8600

< 차병석 기자 chab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