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엔화가 예상보다 훨씬 강세를 보이고 있는 현상은 매우 주목할
만한 일이다.

엔화강세가 일본경제는 물론 아시아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여부와 직결되며
미.일 무역불균형, 국제금융흐름 등과도 밀접히 연관돼 있는 등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수출 국제수지 물가 성장 등 우리경제 전반에 압도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엔화가치는 지난 26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4년만에 최고치인 달러당 1백1엔대
까지 치솟는 매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처럼 엔화가치가 예상보다 빠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직접적인 배경은
무엇보다도 일본경제의 경기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지만
이밖에도 과감한 구조조정 노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돼 일본경제에 대한 대외
신뢰도가 높아진 탓도 있다.

일본 유수의 금융기관과 기업이 국내외에 팔리거나 합병되는가 하면 일본
정부는 금융개혁법안과 3년 시한의 "산업활력재생특별조치법"을 제정함으로써
모두 60조엔에 달하는 공적자금 투입근거를 마련하는 등 최근 일본의
구조조정 노력에는 전에 볼수 없던 과감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일본으로의 국제자금 유입도 가속화되고
있는데 한예로 도쿄증시의 닛케이지수는 올들어 36%나 올라 1만9천엔대에
육박하고 있다.

엔화강세의 또다른 배경은 일본의 막대한 무역수지흑자 지속이다.

일본의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지난 96년 6조7천30억엔에서 지난해에는
13조9천9백억엔으로 3년동안에 두배이상 늘어났으며 올상반기에도 6조엔대를
기록하고 있다.

대조적으로 미국은 사상최대의 무역수지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엔화강세
기조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이때문에 미국의 프레드 버그스텐 국제경제연구소 소장은 일본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으면 조만간 엔화가치가 달러당 90엔대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본다.

어쨋든 엔화강세는 중국 위안화절하 가능성을 낮추고 원화강세의 악영향을
상쇄시켜 주는 등 아시아경제 회복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 하다.

특히 우리경제는 엔화가 10% 절상되면 연간 15억달러가량의 무역수지 개선
효과를 가져올 정도로 엔화환율에 민감한 만큼 이번 기회에 수출확대에
최선를 다해야 하겠다.

다만 가뜩이나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엔화급등이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으리라는 점에서 원화환율 안정방안 등 국내 외환시장
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