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가 진유림(46)이 12월 2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전통
무용 공연을 연다.

지난 97년에 이은 두번째 춤판이다.

진씨는 인간문화재 이매방 선생의 맥을 잇는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와
97호 살풀이춤 이수자.

이매방류 특유의 호화롭고 요염한 춤사위속에 내면의 한과 신명을 밀도있게
담아내는 춤꾼으로 손꼽힌다.

이번 공연은 임진왜란 당시 죽음으로 정절을 지켰던 한 여인의 애화를
형상화한 "일비장"으로 막을 올린다.

"일비장"은 왜병들의 능욕을 피해 팔을 자르고 몸을 강물에 내던진 전남
장성군 필암정녀의 이야기.

명창 김영자와 그의 제자들이 구음과 창으로 배경음악을 이루는 가운데 진도
씻김굿 춤으로 여인의 애달픈 원혼을 달래준다.

이어 우리춤의 백미인 승무와 살풀이를 통해 "정중동"으로 요약되는
전통춤의 진수를 펼친다.

우정출연하는 명무 임이조 선생은 정통 선비춤인 사풍정감을 보여준다.

무대는 최종실과 송포 사물놀이가 함께 출연하는 한바탕 북의 향연으로 막을
내린다.

진씨는 "우연히 일비장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꼭한번 춤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면서 "부족하더라도 새로운 춤세계를 찾아보려는 조심스런 시도로
보아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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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수 기자 dears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