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에서 나무가 쓰러지면 "우지끈"하는 소리를 낸다.

숲 속에 사는 다람쥐가 그 소리에 놀라 뛰면 토끼가 뛰고, 노루가 뛰고,
꿩은 놀라서 푸드덕거리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나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면 그 소리는 없었던 일이 된다.

숲에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엔화 강세도 고요한 숲 속에서 쓰러지는 나무와 같다.

미국증시가 그 소리를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게 된다.

시장 참가자들도 숨을 죽이고 있다.

주초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남들이 그 소리를 들었는지 듣지 못했는지를 가늠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심리상태가 불안할 때도 군중의 일원이 되려 하지만 판단이 잘 서지 않을
때도 남의 의견을 존중하려는 경향이 있다.

< 허정구 기자 huhu@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