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 다시 짜자] 제4부 : (6) '벤처산실 미국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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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6년 3월 미국 50개주의 주지사들은 수십개 주요 기업 총수들과 함께
뉴욕 교외 팰리세이즈시에서 회합을 가졌다.
퇴보 상태에 빠진 미국 교육을 되살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회의에서는 연방 교육부가 조사한 미국 중.고교생 학력 테스트 결과가 공개
됐다.
평균 수학 실력이 일본 중.고교생들의 70% 수준에 불과하며, 12학년(고 3)
학생들 가운데 독해력 테스트에서 합격점수를 받은 비율은 3분의 1에 불과
했다.
루이스 거스너 IBM 회장은 "교육의 위기는 곧 기업의 위기"라며 미국 경제의
미래 경쟁력을 담보한다는 차원에서 교육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른바 "팰리세이즈 서미트"에서는 미국 학생들의 실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신기준을 수립키로 하는 헌장이 채택됐다.
이 결의는 즉각 백악관에서 공명을 일으켰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이듬해인 97년 연두교서에서 "미국 국가 전략의 제
1순위는 교육 개혁"이라고 선언했다.
98년도 교육부문 예산을 30년만의 최고 수준으로 증액하는 등의 구체적인
조치가 뒤따랐다.
클린턴 행정부는 증액된 교육 예산을 각급 학교의 교사 충원 및 컴퓨터 등
첨단 교육 설비 확충에 중점 지출했다.
행정부의 교육 개혁 드라이브를 의회도 팔을 걷어붙이고 도왔다.
최근 미 하원은 수년간에 걸친 여야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법안을 통과
시켰다.
초등학교 학급 정원을 축소하기 위한 대담한 교사 충원 프로젝트에 합의한
것이다.
현재 교사 1인당 25명으로 돼 있는 학급 정원을 오는 2005년까지 18명으로
줄인다는 법안이다.
이를 위해 10만명의 교사를 추가 확보키로 했다.
"돌봐야 할 한 학급의 정원이 20명을 넘어서는 교사가 학생 개개인에게
관심을 갖고 지도할 수 없다. 소프트화와 지식산업 시대가 키워드가 될 뉴
밀레니엄의 국가 경쟁에서 미국이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적정한 교육
환경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리처드 라일리 교육부장관의 얘기다.
정부와 의회가 국가 경쟁 전략의 차원에서 교육 문제와 씨름하고 있는 한편
에서 개별 대학들은 또다른 차원의 교육 개혁에 한창이다.
상아탑을 단순한 교육 기관에서 하이테크 산업의 벤처 기지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이다.
하버드대와 MIT대가 둥지를 틀고 있는 보스턴 교외의 케임브리지시.
이곳의 50여에이커에 달하는 켄달 스퀘어 지역이 세계 최고의 생명공학
벤처 산실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 바이오젠이라는 생명공학업체가 6층짜리 실험실 건물을 이곳에 새로
지은 것을 비롯해 이 일대는 입주 기업들의 갖가지 신축 공사로 잠잠할 날이
없다.
최근 입주한 벤처 기업만도 겐자임, 암젠, 미토틱스, 다이액스,
베리어제닉스 등 10여개사에 달한다.
이들 기업에는 공통된 특징이 한가지 있다.
경영 책임자들이 하버드-MIT의 교수 내지는 졸업생들이라는 점이다.
최근 MIT가 펴낸 "혁신의 효과"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케임브리지 일대에서
이 학교의 교수와 졸업생들이 경영하는 기업에 고용된 인력만도 1만4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돼 있다.
교육 현장을 글로벌 하이테크 경쟁의 최전선 기지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미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경우 교수 학생 등 학교 관계자들이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벤처 기업이 80여개사에 달한다.
샌디에이고만이 아니다.
버클리, LA 등 캘리포니아대학의 9개 캠퍼스에는 한결같이 하이테크 기지가
조성돼 있다.
대학 당국은 이런 현황을 담은 보고서를 펴내며 제목을 "캠퍼스는 곧
비즈니스(U.C. Means Business)"라고 달았다.
이밖에도 미국에는 노스 캐롤라이나대와 듀크대를 끼고 산학 협동 공단으로
조성돼 있는 랄리시 일대의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 스탠포드대 일대의
"스탠퍼드 리서치 파크" 등 대학을 활용한 하이테크 단지가 수십개에 이른다.
산학협동 연구 전문기관인 밀큰 연구소는 최근 상무부에 제출한 "미국의
하이테크 경제"라는 보고서에서 의미있는 결론을 맺었다.
"향후 미국 경제성장의 65% 이상은 첨단 산업에서 비롯된다. 첨단 산업은
고급 두뇌의 지속적인 공급이 없이는 존속할 수 없다. 지식산업이 세계
경제를 주도할 21세기에 대비하는 길은 첫째도 교육 개혁, 둘째도 교육
개혁이다. 대학을 살아 숨쉬는 산업 기지로 가꾸는 일도 교육 개혁에 담겨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0일자 ).
뉴욕 교외 팰리세이즈시에서 회합을 가졌다.
퇴보 상태에 빠진 미국 교육을 되살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회의에서는 연방 교육부가 조사한 미국 중.고교생 학력 테스트 결과가 공개
됐다.
평균 수학 실력이 일본 중.고교생들의 70% 수준에 불과하며, 12학년(고 3)
학생들 가운데 독해력 테스트에서 합격점수를 받은 비율은 3분의 1에 불과
했다.
루이스 거스너 IBM 회장은 "교육의 위기는 곧 기업의 위기"라며 미국 경제의
미래 경쟁력을 담보한다는 차원에서 교육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른바 "팰리세이즈 서미트"에서는 미국 학생들의 실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신기준을 수립키로 하는 헌장이 채택됐다.
이 결의는 즉각 백악관에서 공명을 일으켰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이듬해인 97년 연두교서에서 "미국 국가 전략의 제
1순위는 교육 개혁"이라고 선언했다.
98년도 교육부문 예산을 30년만의 최고 수준으로 증액하는 등의 구체적인
조치가 뒤따랐다.
클린턴 행정부는 증액된 교육 예산을 각급 학교의 교사 충원 및 컴퓨터 등
첨단 교육 설비 확충에 중점 지출했다.
행정부의 교육 개혁 드라이브를 의회도 팔을 걷어붙이고 도왔다.
최근 미 하원은 수년간에 걸친 여야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법안을 통과
시켰다.
초등학교 학급 정원을 축소하기 위한 대담한 교사 충원 프로젝트에 합의한
것이다.
현재 교사 1인당 25명으로 돼 있는 학급 정원을 오는 2005년까지 18명으로
줄인다는 법안이다.
이를 위해 10만명의 교사를 추가 확보키로 했다.
"돌봐야 할 한 학급의 정원이 20명을 넘어서는 교사가 학생 개개인에게
관심을 갖고 지도할 수 없다. 소프트화와 지식산업 시대가 키워드가 될 뉴
밀레니엄의 국가 경쟁에서 미국이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적정한 교육
환경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리처드 라일리 교육부장관의 얘기다.
정부와 의회가 국가 경쟁 전략의 차원에서 교육 문제와 씨름하고 있는 한편
에서 개별 대학들은 또다른 차원의 교육 개혁에 한창이다.
상아탑을 단순한 교육 기관에서 하이테크 산업의 벤처 기지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이다.
하버드대와 MIT대가 둥지를 틀고 있는 보스턴 교외의 케임브리지시.
이곳의 50여에이커에 달하는 켄달 스퀘어 지역이 세계 최고의 생명공학
벤처 산실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 바이오젠이라는 생명공학업체가 6층짜리 실험실 건물을 이곳에 새로
지은 것을 비롯해 이 일대는 입주 기업들의 갖가지 신축 공사로 잠잠할 날이
없다.
최근 입주한 벤처 기업만도 겐자임, 암젠, 미토틱스, 다이액스,
베리어제닉스 등 10여개사에 달한다.
이들 기업에는 공통된 특징이 한가지 있다.
경영 책임자들이 하버드-MIT의 교수 내지는 졸업생들이라는 점이다.
최근 MIT가 펴낸 "혁신의 효과"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케임브리지 일대에서
이 학교의 교수와 졸업생들이 경영하는 기업에 고용된 인력만도 1만4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돼 있다.
교육 현장을 글로벌 하이테크 경쟁의 최전선 기지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미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경우 교수 학생 등 학교 관계자들이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벤처 기업이 80여개사에 달한다.
샌디에이고만이 아니다.
버클리, LA 등 캘리포니아대학의 9개 캠퍼스에는 한결같이 하이테크 기지가
조성돼 있다.
대학 당국은 이런 현황을 담은 보고서를 펴내며 제목을 "캠퍼스는 곧
비즈니스(U.C. Means Business)"라고 달았다.
이밖에도 미국에는 노스 캐롤라이나대와 듀크대를 끼고 산학 협동 공단으로
조성돼 있는 랄리시 일대의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 스탠포드대 일대의
"스탠퍼드 리서치 파크" 등 대학을 활용한 하이테크 단지가 수십개에 이른다.
산학협동 연구 전문기관인 밀큰 연구소는 최근 상무부에 제출한 "미국의
하이테크 경제"라는 보고서에서 의미있는 결론을 맺었다.
"향후 미국 경제성장의 65% 이상은 첨단 산업에서 비롯된다. 첨단 산업은
고급 두뇌의 지속적인 공급이 없이는 존속할 수 없다. 지식산업이 세계
경제를 주도할 21세기에 대비하는 길은 첫째도 교육 개혁, 둘째도 교육
개혁이다. 대학을 살아 숨쉬는 산업 기지로 가꾸는 일도 교육 개혁에 담겨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