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는 피부에 와닿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상대적 빈곤을 느끼는 사람만 늘었다.

회사건 집에서건 마음 편할 날이 없는 직장인들은 음주와 흡연으로 스트레스
를 풀려한다.

여성의 경우에는 마땅한 해소책이 없기 때문에 더욱 한숨만 쉬게 된다.

그러나 마냥 한숨쉬는 횟수가 늘어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의학에서는 한숨쉬는 것을 "태식"이라고 한다.

직장상사에게 싫은 소리를 듣고 난 뒤 잠깐 창문을 보면서 한숨을 쉬고
나면 어느 정도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한숨은 가슴속(특히 간장)에 뭉친 기운을 배출하는 반사적인 행동이다.

그러나 자연의 이치가 모두 그렇듯이 한숨쉬는 것이 어느 정도까지는 자정
작용이 되겠지만 한계를 넘어서면 병적인 상태가 된다.

예컨대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거나 혹은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푸하고 나온다.

주위의 동료가 의아해 하면서 "무슨 일이 있어"라고 묻지만 이런 한숨은
간장의 뭉친 기운을 어떻게든 풀어 보려는 인체의 반응인 것이다.

그러나 한숨을 내쉬어도 가슴은 시원해지지 않는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선태식"이라고 한다.

"자주 한숨쉬는 병"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선태식을 보이는 사람은 스트레스의 원인에 대해 곰곰 생각해 볼
일이다.

뭉친 기를 소통시키는 치료법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한숨이 자주 나오면서 무기력증까지 나타나면 간기소통과 함께 비위의
기능을 보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박영배 <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