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펀드(창업투자조합)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개인들까지 벤처기업 투자 행렬에 가세하면서 벤처펀드의 수익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벤처펀드는 창투사가 투자자를 모아 결성하는 펀드로 미등록 비상장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중소기업청이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본격 결성되기 시작한 벤처펀드중
지난 10월말까지 해산한 28개 벤처펀드를 대상으로 수익률을 조사해 눈길을
끈다.

이들 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중인 벤처펀드(1백27개, 10월말 기준)의 수익성을 이번 조사결과에
견줘 추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코스닥활황 등으로 벤처펀드의 수익성이 부쩍 좋아진 것은 올들어서다.

실제 올들어 수익성이 나아질 것을 겨냥해 해산 시기를 늦추는 벤처펀드도
적지 않다는 게 중기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28개 해산 펀드중 올해 해산한 펀드는 15개로 절반을 넘는다.

따라서 이번 조사결과가 "벤처펀드=고수익"이라는 맹신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원금을 까먹은 펀드는 없었지만 연0.5%의 수익률을 남긴 펀드도 있었다.

가장 높은 수익성을 보인 펀드는 한림창투가 첫 결성한 50억원 규모의
펀드로 연16.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결성 7년만인 지난 97년 6월 해산한 이 펀드는 미국 일본 등 해외 3개사와
국내 2개사 및 정부와 개인이 출자했었다.

그러나 이 펀드를 운영했던 한림창투의 관계자는 "벤처투자보다는 채권운용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대부분"이라고 털어놨다.

벤처투자가 러시를 이루는 요즘 벤처펀드의 수익성은 이를 운영하는 창투사
의 투자노하우에 좌우된다.

벤처펀드의 대중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선택권을 넓혀주기
위해서도 한눈에 창투사의 투자성적표를 비교할 수 있는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진공이 창투사 실적을 집계하지만 공개를 꺼리고 있다.

< 오광진 기자 kjo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