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세계적인 인터넷 셰어웨어 (Shareware) 평가사이트인 투카우스
(Tucows) 에 "슈퍼팝업"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올려졌다.

일정기간 공짜로 시험 사용하는 셰어웨어 시장에서 슈퍼팝업은 네티즌의
비상한 관심을 끌며 적잖은 물량이 팔려나갔다.

투카우스로부터 5점 만점을 받아 세계적인 셰어웨어와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이 소프트웨어가 2명의 한국 대학생에 의해 개발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포씨소프트를 공동 창업한 권혁빈(26) 사장과 배정훈(27) 개발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서강대 전자공학과 동기(92학번)로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인터넷
업계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벤처기업가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인터넷에는 무궁무진한 틈새시장이 생겨나고 있어요.
시장 규모가 급속히 커지면서 비즈니스의 영역도 끊임없이 확대되고 있지요.
아이템만 잘 찾으면 한번에 대박을 터뜨릴 수 있고 전세계 네티즌의 주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권 사장)

권 사장과 배 이사는 초.중학교 시절부터 컴퓨터와 게임을 벗삼아 성장했다.

"N세대"의 맏형뻘이라고 부를 만하다.

이들은 대학 입학전에 이미 간단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대학에 들어간 후엔 선배 등이 운영하는 중소기업에서 외주를 받아 소프트
웨어 설계분야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3학년을 마칠 때쯤 이미 전문 프로그래머에 견줄 만한 실력을 쌓았다.

이 회사는 창업한지 6개월도 안됐지만 삼성물산과 텔슨전자로부터 총 10억
여원의 투자를 유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렇다고 누구에게서나 돈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는 철저하게 수익 위주의 사업을 지향하고 있다.

슈퍼팝업을 기업이나 단체 등에서 쓸 수 있는 그룹웨어 형태로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슈퍼팝업은 국내 메시징 시스템 가운데 유일하게 유료로 제공되고 있다.

삼성물산과 텔슨전자가 이 회사에 투자한 것도 미래의 수익을 감안한 전략적
제휴의 일환이다.

삼성물산은 포씨소프트의 해외 영업과 나스닥 진출 등을 담당하며 텔슨전자
는 IMT-2000 분야에서 서로 돕기로 했다.

포씨소프트는 최근 동영상 E메일용 솔루션인 "비디오메일 익스프레스"와
프리젠테이션용 프로그램인 "액티브 스튜디오", 화상회의 솔루션인
"다이렉트 폰" 등 3가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선보였다.

비디오메일 익스프레스는 동영상과 음성을 압축, E메일로 보내주는 것.

자동 실행파일로 만들어져 리얼플레이어와 같은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파일을 열면 곧바로 실행된다.

액티브 스튜디오도 파워포인트 등 관련 프로그램 없이 구동되는 것으로
3.5인치 디스크 한장에 최고 30여장의 슬라이드를 담을 수 있다.

권 사장은 기존 슈퍼팝업과 새로 내놓은 세가지 솔루션을 결합, 내년 3월
부터 문자 음성 화상을 통합한 인터넷 멀티미디어 메시징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연말께 증자, 자본금을 10억원 이상으로 늘리고 2001년 코스닥이나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02)544-2823

< 정한영 기자 ch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