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위기 이후 지난 2년간 한국 상품은 미국 시장에서 품질 경쟁력은
향상된 반면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바이어들은 또 한국 상품 수입의 애로 요인으로 가격 조건 외에 납기
지연과 부실한 애프터 서비스 등을 지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30일 무역협회 뉴욕지부는 "수출의 날"을 맞아 미국 현지 바이어 6백개사
(회신 81개사)를 대상으로 "한국 경제 및 교역 환경에 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바이어들은 지난 2년간 한국 상품의 품질에 대해 71.6%가 "비슷하다",
17.6%가 "나아졌다"고 응답한 반면 "나빠졌다"는 반응은 10.8%에 불과했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에 대해서는 25%가 "나빠졌다"고 대답한 데 비해
"좋아졌다"는 응답은 13.9%에 그쳤다.

나머지 61.1%는 "비슷하다"고 밝혔다.

박동우 무협 뉴욕지부장은 이와 관련, "최근의 원화 강세와 물류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한 한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 현상이 대미 수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바이어들은 이어 한국 기업과 비즈니스를 할 때 겪는 어려움으로 <>높은
가격(21.2%) <>납기 지연(19.7%) <>언어 소통(18.2%) <>신뢰 결여(15.9%)
<>부실한 애프터 서비스(14.4%) 등을 꼽았다.

무협은 납기 지연이 가격 조건에 버금가는 대미 수출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과 관련, 북미 항로 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국내 업체들
의 서류 미비 등 현지 통관 절차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통관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바이어들의 94.2%는 한국 경제가 외환 위기를 극복했다고 평가했으며
한국과의 비즈니스 환경에 대해서도 68.5%가 비슷하거나 좋아졌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경쟁국들과의 비교와 관련, 한국 상품은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과 멕시코는
물론 대만보다도 뒤떨어지는 반면 품질 경쟁력에서는 이들 국가보다 낫다는
평가를 내렸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