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붐이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벤처기업의 활성화는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을 정도로 역동적이다.

벤처 붐의 진원지는 바로 코스닥시장이다.

벤처기업의 주가급등은 벤처기업에 대한 인식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IMF 관리체제 이전에는 벤처기업은 만성적인 자금난과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정책에 힘입어 벤처기업의 사정은 크게
나아졌다.

코스닥시장을 통해 손쉽게 사업자금을 조달한 벤처기업들은 우수한 기술력
을 무기로 잇따라 세계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열풍처럼 불고 있는 벤처기업 창업붐은 새로운 돌파구 구실도 하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수는 11월초 현재 중소기업청 등록기준으로 4천8백개에
이른다.

이는 일본(4천7백개)과 대만(1천2백개)을 넘어서는 수치다.

한두가지의 아이템만으로 가능한 벤처창업은 실업자 흡수효과는 물론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를 변화시켜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벤처기업의 성공과 버블"이란 보고서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술력이 떨어지는 벤처기업의 상당수가 도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은 특히 "벤처창업붐에 편승한 일부 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거품붕괴시의 위험을 경고했다.

벤처붐이 다소 진정되면 기업내용에 무관하게 벤처붐에 편승해 주가가
올랐던 기업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기업의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다가오는 "벤처조정기"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자료를 토대로 성장성과 안정성이 높은 기업을
가려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 아이템 포착과 틈새시장 공략 =수익성과 성장성이 기대되는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아이템이 현재 트렌드와 일치하고 지속성장이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벤처기업의 입장에선 대기업이 진출하기 힘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좋다.

시장규모가 작거나 특수한 기술을 요하는 것이어서 대기업이 나서지 않는
반도체 품질테스트기등이 좋은 사례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코스닥 등록기업중 반도체 장비업체인 아토 아펙스
프로칩스 등을 아이템포착과 틈새시장 공략을 적절히 구사해 성공한 벤처기업
으로 꼽았다.

또 경덕전자(마그네틱, IC카드)와 와이지-원(공구류) 등도 비슷한 이유에서
유망 기업으로 소개했다.

<> 아웃소싱으로 비용 최소화 =인력과 자금이 달리는 벤처기업은 필요한
경영자원을 모두 갖추기 힘들다.

따라서 효율적으로 외부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세계적 벤처타운인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입주한 기업들의
대부분은 아웃소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기술개발 외에 인력관리등도 외부에 의존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국내 기업중 두인전자를 아웃소싱을 통해 사업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두인전자의 특징은 모듈기업, 즉 공장이 없는 제조업체다.

두인전자는 제품의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설계만 한다.

제품생산은 협력관계에 있는 제조업체가 담당하고 있다.

<> 조직원의 강한 결속력 =업무에 몰두하는 창업자와 그를 뒷받침하는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벤처기업의 성공을 일궈낸다.

따라서 창업자와 직원들은 다른 곳에 한 눈을 팔지 않고 기업현안에
매달리는 근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보상보다 일 자체에 재미를 느껴야 한다.

일반투자자들도 벤처기업의 조직력을 평가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회사를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어보면 조직의 응집력을 알 수 있다.

직원들이 고객응대에 최선을 다하고 상호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그 조직은 살아 있다는 증거다.

<> 창업자의 카리스마와 기업이미지 =성공한 벤처기업에는 성취욕구가
높은 기업인이 존재한다.

기술적 안목과 리더십을 갖춘 창업자는 벤처기업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건
이다.

불확실한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를 상업화하는 과정에서 창업자의 선견지명
과 카리스마가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또 기업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주와 사회의 신뢰가 기업 평가의 중요한 요소라는 의미다.

창업자가 기업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벌어들인 수익을 엔젤투자 등의
형태로 사회에 환원,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하는 회사는 그만큼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 시장의 평가 =돈이 오고가는 주식시장의 평가도 무시하지 못하는 요소다.

증시참여자들은 일반적으로 주가가 높은 기업은 그렇지 못한 회사보다
기업내용이 낫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주가란 기업실적은 물론 최고경영자의 자질, 기술력, 제품의
시장경쟁력 등 복합적인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치로 나타낸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의 실적은 기업의 안정성을 가늠해 볼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다.

시장전망은 좋지만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에 대해 시장의 평가가 좋을리
없다.

시장의 평가란 주관적인 경향이 강한 벤처기업평가를 보다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 볼수 있게 하는 지표인 셈이다.

< 김태철 기자 synerg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