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전년대비 2.8% 감소했던 수출은 올들어 견실한 회복세
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현재까지 수출은 1천1백4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증가했다.

연말까지 당초 목표한 1천3백40억달러보다 10억달러 초과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1/4분기 6.1%의 증가에 그쳤던 수출은 3/4분기에는 15.3%로 늘어나는 등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수출단가도 지난 7월부터 상승세로 반전되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화학제품 등 주력상품의 수출단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반도체, 휴대폰, TFT LCD, PC 등 4대 수출호조품목의
수출은 38.4% 증가했다.

10월까지 총수출 증가액 64억달러중 이들 4대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억달러에 이른다.

고부가가치 제품뿐만 아니라 섬유제품 플라스틱 등 경공업 제품의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96년 이후 침체상태이던 경공업 수출이 10월말 현재 2.0%의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타이어 신발 등을 제외한 경공업제품의 수출도 늘고 있다.

수출 회복 추세가 거의 전품목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10대 수출품목에는 반도체와 자동차가 지난해에 이어 나란히 1,2위를
고수했다.

저가 PC의 수출급증으로 컴퓨터가 지난해 6위에서 3위로 올라섰고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도 10위에서 6위로 도약했다.

경공업제품중 의류가 한단계 올라서 7위를 차지했다.

수출지역도 선진국 일변도에서 탈피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대선진국 수출은 지난 10월까지 10.5% 늘어나
지난해 같은기간의 6.1%보다 증가했다.

중국과 아세안(ASEAN)지역 남미 등 개도국 수출도 1.6% 신장, 작년의
10% 감소에서 크게 회복됐다.

중동지역도 오일특수가 기대되고 있다.

수출지역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지난 96년부터 3년간 매년 수출이 평균
10% 감소해온 일본.

세계의 테스트 마켓인 일본지역 수출은 올들어 10월말까지 지난해와 비교,
현재 23.0%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내수경기가 회복되면서 반도체, 컴퓨터, TFT LCD 등 전자제품과
납사 등 석유화학제품 수출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한국제품의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2.98%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는 대만(3.5%) 중국(8.0%) 일본(12.8%)에는 못미치는 수준이다.

수출증가와 동시에 수입도 급증, 올해 목표했던 무역수지 2백50억달러
흑자목표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전년대비 33.5% 격감했던 수입은 국내경기 회복에 따른 제조업
가동률이 회복되고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증가하면서 10월말 현재 25.0%
늘어난 9백53억7천3백만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연초 배럴당 10.5달러에 불과하던 유가가 최근 25달러로 수직상승
하면서 원유수입 추가 부담액 26억달러가 포함됐다.

지난해 8억5천만달러였던 대일무역적자도 비메모리반도체의 수입증가로
올들어 10월까지 29억2천만달러를 기록, 2.5배이상 늘어났다.

무역수지 흑자폭도 지난해 3백90억달러에서 10월말 현재 1백92억달러에
그쳤다.

<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