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 전검찰총장이 3일 오전 10시 친정인 검찰에 소환된다.

또 부인 연정희씨도 같은날 최병모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청와대 사직동팀 내사보고서 유출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신광옥
검사장)는 2일 김 전총장에게 이같은 소환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종왕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소환통보는 신광옥 중수부장이
직접 했으며 김 전총장은 출두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전직 검찰총장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기는 지난 92년 "부산 초원복집"
사건으로 서울지검에 출두했던 김기춘 전 총장에 이어 두번째다.

김 전총장은 당시 복집에서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을 했다가
당시 국민당(총재 정주영)측에 의해 녹취당했었다.

이종왕 대검 수사 기획관은 "김태정 전총장을 상대로 사직동팀의 최종
보고서를 전달받고(박시언씨에게) 유출한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 전 총장을 철저히 조사하겠지만 미진할 경우 그 이후에
다시 부를 수도 있다"고 덧붙여 김씨에 대한 조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임을 내비쳤다.

검찰은 이날 오후 최광식 사직동팀장(경찰청 조사과장.총경)을 다시 불러
사직동팀이 옷로비 내사첩보를 입수한 경위와 정확한 내사 착수시점,
보고서 작성경위 및 보고서 유출여부 등에 대한 보강조사를 벌였다.

또 전날 사직동팀 사무실 등에서 압수한 컴퓨터 본체와 서류철 등에
대한 정밀분석 결과 배정숙씨가 지난달 22일 공개한 옷로비 최초보고서
추정문건이 사직동팀에서 작성됐음을 보여주는 일부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총장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대로 박주선씨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밖에 박시언씨가 로비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조사에서
"1백억원을 반으로 나눠 여.야총재에게 각각 갖다 바쳤다"는 등 막무가내로
진술하고 있어 확인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한편 최병모 특별검사팀은 3일 오전 10시 연씨를 소환,정일순씨에게
부탁해 연씨에게 유리한 내용을 담은 편지를 남편인 김태정씨에게 쓰도록
한 경위를 조사한다.

특검은 특히 연씨가 사직동팀의 내사동향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음을
암시하는 대목들이 정씨의 사신 내용에 들어있는 점을 중시,이 부분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고기완 기자 dadad@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