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2일 내년도 금리정책과 관련, "저금리 기조를 유지
하기로 정부와 합의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금리를 결정하는 최종 권한과 책임은 한은에 있다"고 강조했다.

전 총재는 2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끝난 후 이같이 밝히고 12월중에도
콜금리를 올리지 않기로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최근 실물경제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난 3개월간 상승세
를 보였던 소비자물가가 11월들어 농축수산물가격의 안정에 힘입어 소폭
하락한 것이 통화정책을 바꾸지 않게된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전 총재는 또 금융시장은 대우그룹 구조조정 및 투신사 경영정상화 진전에
따라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됐으나 채권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
아직까지 안정기조가 정착된 것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12월에는 Y2K(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 문제에 대비해 일시적으로
유동성확보 차원에서의 자금수요가 커질 경우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콜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해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전 총재는 설명했다.

그는 경기과열 논쟁과 관련,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동기대비로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전분기대비로는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가속속도가
완화되고 있어 경기과열 여부는 더 지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