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국선물거래소가 거래 부진에 따른 수수료수입 부족으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내년 2월께 자본금을 완전히 까먹고 파산할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이다.

선물거래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증권거래소가 운용중인 주가지수선물의
이관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으며 주식회사로의 전환도 검토하고 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4월23일 3백30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범한
선물거래소는 현재 보유자금이 6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나마 20억원은 전산시스템 구축비용으로 IBM에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실제 가용자금은 4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물거래소는 그동안 선물거래 전산투자에 2백억원 가까이 들였으며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 등으로 60억원을 사용했다.

또 지난 8월 청산한 대우선물에 10억여원을 돌려 주었다.

선물거래소가 이처럼 파산위기에 몰린 것은 출범 당시의 예상과 달리
선물거래가 부진, 수수료 수입이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물거래소의 전체 거래량은 지난달 일평균 9천4백10계약에 머물렀다.

손익분기점인 2만5천계약의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 지난달말엔 26일 5천7백여계약, 29일 4천2백여계약, 30일
6천1백여계약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같은 거래량으론 거래소 하루 수입이 2천만원에 불과해 직원들 월급
주기도 만만치 않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선물거래소는 존립 자체가 위험에 빠졌다고 판단해 주가지수선물의
선물거래소 이관을 빠른 시일내에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가지수선물은 선물거래소가 설립되기전 증권거래소가 임시로 운용키로
한만큼 이제 이관할 시기가 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는 증권거래소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선물거래소는 또 증자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주식회사로의 전환을 내부적
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11개 선물회사가 회원으로 선물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다.

선물거래소 관계자는 "가용자금을 늘리려면 증자를 실시해야 하는데 선물
회사도 어려운 실정이라 이같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박준동 기자 jdpower@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