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거래소와 증권거래소 사이에 주가지수선물 이관문제를 놓고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이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수수료수입 부족
으로 존립자체에 위기감은 느낀 선물거래소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
이다.

선물거래소는 주가지수선물을 넘겨받음으로써 위기를 해소하려 하고 있다.

선물거래소는 "애초 주가지수선물시장의 운용은 선물거래소가 맡기로 한 것"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선물거래법 시행령은 "주가지수선물의 경우 주무장관(재정경제부장관)
이 정하는 날까지 증권거래소가 운용"키로 돼 있다.

선물거래소가 설립돼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현물과 선물의
분리를 추진할 시기가 됐다는게 선물거래소측의 논리이다.

미국의 경우 선물거래소와 증권거래소가 분리돼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선물거래소측은 주식관련 선물상품을 유가증권으로 의제하는 것도 문제
라고 지적한다.

선물상품은 장래 일정가격에 인수도할 것을 현재 계약하는 것일 뿐이어서
실체가 있는 유가증권으로 볼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따라 유가증권의 거래만을 담당하는 증권거래소는 선물상품을 취급할수
없다는게 선물거래소의 결론이다.

선물거래소는 김대중 대통령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산에 선물거래소
를 설립하고 육성키로 약속한 만큼 이제는 주가지수선물을 선물거래소에
넘겨줄 때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이에대해 증권거래소는 현실을 무시한 터무니없는 억지라고 일축하고 있다.

증권거래소는 주가지수선물에 대한 개발을 증권업계가 담당한 만큼
선물거래소에 넘겨줄수 없다는 것이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주가지수선물을 위해 증권업계가 투자한 자금이
1천억원을 훨씬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뒤늦게 출범한 선물거래소가
이관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증권거래소는 또 주가지수선물을 선물거래소로 옮길 경우 투자자들의 불편
이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가지수는 주식시장으로부터 파생된 상품인데 이를 분리할 경우 상호
연관성이 상당히 낮아진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현물과 선물을 연계한 프로그램매매의 경우 치명적 타격을 입는다는
주장을 편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주가지수선물시장이 위축되면 자본시장 전체에
미치는 경제적 역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소는 오히려 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의 통합이 세계적 추세가
된만큼 한국도 이를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역공을 편다.

실제로 싱가포르와 호주는 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를 통합했다.

선물거래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선물거래소와 증권거래소간 제휴 및 교류
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선물거래소는 거래량 부진 현상이 이어진다면 내년 2월께면 파산할지도
모른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설립된 선물거래소가 김 대통령의 임기중
좌초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주가지수선물을 둘러싼 선물거래소와 증권거래소간 공방이 어떻게 결론날지
주목된다.

< 박준동 기자 jdpower@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