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DR(주식예탁증서)가격이 최근 국내 원주가격의 상승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DR가 국내 원주보다 싸진 종목이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의 입장에선 국내 원주보다 해외DR를 사는 거이 유리해 자칫 국내
원주를 매물로 내놓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와 영국 런던증시에 상장돼 있는
대표적인 한국물인 삼성전자 한국통신 SK텔레콤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
가격 상승률은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는 원주가격 상승률을 훨씬 밑돌고 있다.

런던증시의 삼성전자 해외DR가격은 지난달 26일 1백3.95달러에서 이달 1일
1백7.0달러로 2.94%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국내 시장의 삼성전자 가격은 같은 기간동안 22만6천원에서
25만5천원으로 12.83%나 상승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는 SK텔레콤 DR가격은 21.25달러에서 24.06달러로
13.22% 상승했으나 국내 원주가격은 2백23만1천원에서 2백66만원으로 19.22%
올랐다.

한국통신의 국내 원주가격은 9.48% 올랐지만 DR가격은 5.99% 상승했을
뿐이다.

LG증권의 윤삼위 조사역은 "해외DR이 국내 원주가격보다 높으면 외국인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국내 원주를 내다파는
매매패턴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DR가격은 현지 증시 상황에 따라
변하므로 때로 국내원주보다 과대평가되거나 과소평가되는 경우가 있지만
늘 원주에 수렴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DR가격보다 원주가 비싼 국면이
장기화되거나 그 격차가 심하지 않으면 환율 등의 변수가 있거 곧바로
원주와 DR간의 차익거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