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과 실거래가 상환제를 앞두고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제품판촉매니저
(PM)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격보다는 제품력 위주의 의약품 마케팅활동이 부각되면서 제품판촉 매니저
의 중요성이 그만큼 증대됐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최근 다국적 제약사간 인수합병(M&A)에 따른 조직 통폐합도
잇따르고 있어 이래저래 대규모 물갈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스카우트 태풍"이 불게 된 요인으로는 최근 들어 신약이 동시다발적
으로 출시됐다는 점을 들수 있다.

올해 출시됐거나 내년 시판예정인 제품 가운데에는 여느때와 달리
"히트 예감" 의약품이 많다.

이때문에 다국적 제약업계에는 일찌감치 "PM 스카우트령"이 내려진 상태.

한국그락소웰컴의 경우 제픽스(B형간염치료제) 로트로넥스(과민성대장
증후군치료제) 세레타이드(천식약) 등의 출시로 3~5명의 PM이 필요한 실정
이다.

한국MSD 한국사노피신데라보 한국썰 한국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한국릴리
한국썰 등도 추가로 PM을 확보하기 위해 물밑 모색작전을 전개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래에는 결원을 보충하는 차원에서 약간명의 제약사간
PM이동이 있었지만 올해에는 제약영업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예년보다 배 이상
의 인력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의 PM은 임금이 국내제약사에 비해 50% 이상 높고 수억원대의
판촉예산을 집행하는 막강한 권한도 갖고 있어 토종 제약사의 PM인력 유출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는 국내제약사 영업사원중 대형종합병원에 강세를 보이는
인력을 영입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심지어 현재의 임금보다 50~1백% 이상 주겠다는 제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10대 메이커나 병원 영업력이 강한 영업사원이 스카우트 대상이다.

다국적 제약사간 인수합병도 인력 이동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독일의 훽스트마리온룻셀(HMR)과 프랑스의 롱프랑로라(RPR)는 오는 16일
합병해 "아벤티스"라는 이름으로 새출발할 예정이다.

HMR과 RPR은 각각 57대 43의 지분으로 합병하는데 국내서는 한국훽스트마리
온룻셀의 자매회사이면서 실질적으로 생산 마케팅 영업을 주관하는 한독약품
이 한국롱프랑로라를 흡수하는 방향으로 조직통합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훽스트마리온룻셀은 한독약품 지분의 50%를 갖고 있으며 김영진
한독약품사장이 한국아벤티스의 사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백50여명의 롱프랑로라 직원중 마케팅 영업에 종사하는 필수인원
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은 직장을 떠나게 될 전망이다.

특히 한독약품의 기업문화는 다국적 제약사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위로금을
받고 명예퇴직하려는 수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워너램버트를 놓고 아메리칸홈프로덕트(와이어스)와 화이자 등이
인수경합을 벌이는 등 다국적 제약사의 덩치 불리기도 진행되고 있어 관련
국내 현지법인들도 이에 따른 조직통폐합을 겪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