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 승부사"

국내 최초 여성 미술품경매사인 (주)서울경매 박혜경(33) 경매1팀장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지난해 9월 미술품 전문 경매회사로 출범한 서울경매(대표 최송광)에서
맹활약중인 주인공이다.

서울경매가 주최한 미술품 경매는 모두 18회.

박 팀장은 매회 1백여점 이상의 미술품을 경매에 부쳐 지금까지 2천여점이
새주인을 찾도록 했다.

경매는 인터넷(www.seoulauction.com)을 통해 생중계되기도 한다.

"한 작품을 경매하는데 평균 1분 정도가 걸려요. 60초 안에 승부를 내야
하는 셈이죠. 그만큼 작품에 대한 이해와 경매 참여자들을 리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경매에서의 백미는 작품을 서로 사려는 입찰자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경우다.

이 경우 경매사는 입찰자의 심리 상태를 제대로 읽고 진행의 완급과 호가
폭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박 팀장의 능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바로 이때다.

"작품을 처분해 달라고 부탁한 고객을 위해 최고 가격을 유도하는게 경매사
의 일차적인 임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작품을 사는 고객의 입장도 배려
해야 되지요. 항상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 결정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박 팀장은 단국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홍보실을 거쳐 가나아트갤러리
에 입사한 경력이 있다.

4년간 미술품 전시.홍보, 작품판매, 작가홍보 등을 맡는 아트디렉터로
일하면서 홈쇼핑 채널에서 미술품 해설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미술사 및 미술작품에 대한 지식과 미술품 유통시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일반인에겐 낯선 직업인 미술품경매사가 된 것이다.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어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만들고 있는 그는 나름대로
의 소명의식도 갖고 있다.

"미술품 시장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생활하고 있어요.
한편으론 경매문화를 대중화시키고 제대로 뿌리내리게 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기도 하구요"

(02)395-0330

< 장경영 기자 longru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