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포시즌 호텔에서 회의에 참석중
인 각국 대표에게 점심을 대접하면서 반드시 뉴라운드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각료회의 연설에 앞서 미국 농민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WTO가
농민들의 뜻에 부응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화적인 시위는 미국의 전통"이라며 자신은 시위대를 환영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게를 부수는 등의 폭력시위는 삼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 한덕수 수석대표와 일본 후카야 다카시 통산상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웨스틴 호텔 스위트룸에서 만나 30여분간 회담했다.

당초 비공개 회의로 진행하려던 이 회의는 일본측이 취재진을 위해 3분
가량 공개하자고 제안해 잠시 공개됐으며 날씨와 시위 상황을 소재로 양측이
환담했다.

호텔내에서 경호를 펼친 주방위군은 고무 총탄용인지 실탄용인지 분간할 수
없는 장총을 소지해 투숙객들이 총을 보고 멈칫하기도 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됐음에도 불구, 웨스틴 호텔 주변에 시위대가 형성돼
경찰 및 주방위군과 대치했다.

나이키 센터와 파이크 타워 빌딩 사이 도로에서는 1천여명에 이르는 시위대
가 모여 WTO 해체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계속했다.

경찰 저지선을 뚫고 도심 진출을 시도하던 시위대중 1백50여명이 체포
되기도 했다.

주 방위군이 시애틀 도심 건물을 비롯 구획마다 완전무장을 하고 순찰을
돌거나 경계를 펴고 있어 도심은 삼엄한 분위기.

스탬퍼 시애틀 경찰국장은 경찰의 미온적인 대처가 시위를 악화시켰다며
폐막일인 3일까지 계속 야간 통금을 실시하고 비상사태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주 방위군의 완전 무장에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짓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시위가 격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주민은 "시위가 격화되지 않고 평온을
되찾았으면 좋겠다"면서 "주방위군의 발포로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희망.

다른 한 주민도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됐는지 모르겠다"면서 시애틀
이 전 세계에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쳐질까봐 은근히 걱정하기도 했다.

시애틀 시내는 극소수의 상점만 문을 연데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적어
적막한 모습.

<>.회의 조직 본부는 오는 3일 예정된 폐막식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폐막식을 취소한 것은 시위로 인해 회의 일정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조직위원회의 설명이다.

< 시애틀=이동우 기자 leed@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