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겨울의 차고 건조한 기후는 호흡기 계통에 영향을 미치면서 기관지가
노폐물을 걸러 배출하는 청정작용을 약화시킨다.

이에따라 우리 몸은 쉽게 감염되고 기침이 많이 나타나게 된다.

한의학에서 기침 가래와 관계있는 장부는 폐 비 신이다.

기를 순환시키는 폐의 기능과 몸의 불필요한 수분을 제거하는 비의 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기침과 가래 증상이 나타난다고 본다.

오래된 기침의 경우는 인체의 원천적인 동력원인 신의 기운이 약화돼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요즘 감기는 주로 전신 몸살과 함께 인후부가 가렵고 따가우며 코가 막히는
증상을 보인다.

이런 현상은 주로 난방이 잘 돼있는 실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난방이 잘되는 만큼 환기가 잘 안되는 아파트 사무실 자동차 버스 지하철
등의 밀폐된 환경이 문제다.

이런 환경 때문에 감기가 나은 후에도 기침증상이 계속 유발되는 것 같다.

기침 가래는 증상에 따라 원인이 여러가지다.

기침과 함께 거품이 많은 하얀 가래가 동반되는 경우는 몸이 차거나 몸에
습담이 많은 경우다.

끈적하고 노란색의 가래를 동반하는 기침은 몸에 열이 많거나 습열이 많은
사람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가래가 거의 없는 마른 기침의 경우 주로 야간에 많이 나타나며 음허화왕한
경우다.

반대로 주간에 많이 나타나면 위열 또는 진액이 부족한 경우다.

따라서 증상과 체질을 감안, 몸이 습한 사람에게선 지나치게 많은 습을
없애주고 열이 많은 사람은 식혀주며 몸이 건조한 사람은 진액을 보충하면
빠른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을과 겨울은 음이 왕성한 시기로 추위와 건조로 인해 기침 가래가 많이
발생하므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보음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

아울러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폐기능을 튼튼하게 하고 담배를 삼가며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고 환기에 신경써야 한다.

< 정희재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