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피아노계의 샛별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와 우리나라의 중견
피아니스트 강충모가 오는 21일 동시에 독주회를 연다.

바흐부터 라흐마니노프까지 북구의 분위기로 담아낼 안스네스와 바흐 프랑스
모음곡 전곡을 연주할 강충모의 무대가 워낙 대조적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안스네스(29)는 한국 무대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96년 마리스 얀손스가 이끄는 노르웨이 오슬로필하모닉과 함께 내한해
쇼스타코비치 협주곡을 연주했다.

당시 그의 프로필에는 콩쿠르 입상경력이 하나도 없었다.

"촉망받는 신예라면 으례 한 두개 콩쿠르는 석권했겠거니" 생각했던 국내
관객들에겐 조금은 의외였다.

그러나 그는 92년 베를린필과의 협연이후 전세계 유명 지휘자와 페스티벌
주최측이 앞다퉈 초청하는 피아니스트로 성장하고 있다.

비슷한 나이의 키신이나 베레초프스키가 아마추어 국가대표 출신으로
프로세계에 들어왔다면 그는 프로세계에 바로 뛰어들어 실력을 인정받은
고졸선수에 비유할 수 있다.

그는 EMI 레이블을 통해 북유럽 작곡가들 위주로 음반을 내기 시작했다.

드미트리 키타옌코가 지휘하는 노르웨이 베르겐필하모닉과 그리그, 리스트
피아노협주곡은 명연으로 손꼽힌다.

이후 야나첵 쇼팽 브람스 하이든 등의 곡을 잇달아 내놓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사이먼 래틀의 버밍엄심포니와 브람스 협주곡 1번을
녹음했다.

항상 새로운 시각으로 작품을 바라보고 재구성하는 능력을 가진
피아니스트로 새천년에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주회는 오는 21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바흐 ''소나타 라장조'',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가단조'', 라흐마니노프
''회화적 연습곡'' 등을 연주한다.

(02)543-5331

강충모(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의 독주회는 바흐 피아노전곡시리즈
두번째 무대다.

지난 4월 파르티타 전곡연주회의 성공을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에 연주할 프랑스모음곡 전곡(6곡)은 가볍고 장식음이 많은 게 특징.

조금 무겁고 규모가 큰 파르티타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고 산뜻한 느낌을
준다.

프랑스적인 색채감과 리듬감도 군데군데 엿보인다.

강 교수는 "두번째 연주회인 데다 프랑스모음곡에는 바흐의 유머감각이 많이
녹아있어 부담감이 덜하다"고 말한다.

그는 "멜로디가 반복되는 부분에서는 장식음의 변화를 많이 줄 생각"이라고
연주방향을 설명했다.

연주회는 오는 21일 오후 8시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열린다.

첫회에는 뵈젠도르퍼 피아노로 연주했으나 이번에는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칠 예정이다.

최근 영산아트홀이 스타인웨이를 새로 들여온 덕택이다.

그는 "소리의 탄력과 맺히는 맛이 더 좋은 스타인웨이가 청중들의 귀에 더
익숙할 것 같아 스타인웨이로 정했다"고 말했다.

(02)780-5054

< 장규호 기자 seinit@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