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출범 5개월여만에 새로운 선장을 맞게 됐다.

장영신 초대회장이 신당 참여로 중도하차하면서 신수연 부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은 것.

92만4천여명의 여성경제인을 대변하는 최초의 법적단체를 이끌게 된 것이다.

여경협은 서울을 비롯 전국 12개 지회에 9백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신 신임회장은 선거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성경제인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많이 참여해야 경제가 질적 양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여성기업의 창업활성화에 역점을 둘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장 회장의 공백이 워낙 커 신 신임회장이 어떻게 협회를 꾸려갈지
벌써부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장 회장이 지난 9월초 처음 협회측에 사의를 표명했을때 협회는
긴급이사회를 열어 이를 반려한 적이 있다.

장 회장이 협회 설립에 커다란 역할을 한데다 폭넓은 대인관계로 그만한
인물이 없었다는게 당시 협회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심지어 여경협 관계자는 당시 "회원은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는 정관과
관련, 문제가 된다면 정관을 고쳐서라도 장 회장을 계속 추대하겠다는게
여성경제인들의 바람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6일 신 부회장이 단독 입후보한 선거에서 1백19명의 회원과 대의원중
72명만이 찬성표를 던졌다.

신 부회장의 행보가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더욱이 여경협은 갓 출범했다.

그만큼 할일이 많다는 얘기다.

여성의 창업촉진을 비롯해 여성기업의 경쟁력 제고, 정책수립을 위한 기반
조성이 여경협이 수행해야할 일이다.

정부는 여성기업 육성을 위한 각종 시책을 여경협에 위탁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신 회장에 대한 여성계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순천사범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미국 하와이주립대 및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다니는 등 공부하는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다.

원단사업으로 기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지난 92년 IBS(인텔리전트
빌딩자동화시스템) 시장의 전망을 보고 스위스의 스테파와 제휴해
코리아스테파를 창업했다.

이 회사는 건설장비 부문의 자동제어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로 업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신 회장이 일찌감치 여성단체에서 중책을 맡아 활약해 온 것도 회장직을
수행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경협의 전신인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시절부터 지금까지 20여년간
여성경제계를 위해 일해왔다.

최근엔 대통령 직속기관인 규제개혁위원회와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편 여성경영인들은 신임회장 선출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는등 우여곡절을
겪긴 했으나 선거 후유증을 조기에 치유하고 단합된 모습으로 여성기업인들의
권익 옹호에 협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여성경영인들은 대부분 영세기업이나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어려운
처지인 만큼 공동판로개척 공동브랜드개발 등 협력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
나가는 데도 협회가 발벗고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 서욱진 기자 ventur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