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경영진추천위원회가 7일 선정한 최고경영자 후보들은 모두 대우
임원들이다.

(주)대우 무역부문 사장후보로 뽑힌 이태용 대우자동차 부사장과 대우통신
사장후보인 이정태 대우통신 부사장, 대우중공업 기계부문 대표후보인 양재신
폴란드 대우자동차 현지법인 전 사장(현 계약임원)은 20년이상 대우에서
일한 대우가족들이다.

대우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으로 빠져들수 밖에 없었던 무분별한 차입과
확장경영에 직.간접으로 동참했던 인물들이라는 평가다.

유임된 (주)대우 건설부문 남상국 사장과 대우중공업 조선부문 신영균 사장
도 대우부실의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수 있는 사람들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위원회가 대우 계열사의 사장후보를 "기존 경영진의 유임"쪽으로 정한 것은
업무의 연속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다.

대우 계열사의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이 구조조정과 제3자매각 외자유치 등
앞으로 발생할 업무를 제대로 소화해 낼 것이라는 기대다.

류시열 제일은행장은 "대우 계열사들은 앞으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부사정을 잘 알고 업무장악력이 있는 사람들을
선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우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임원들을 최고경영자 후보로 선정했다는 얘기다.

직원들의 사기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위원회가 부실경영의 책임문제를 완전히 배제한채 사장후보를 선임한
것은 아니다.

위원회는 (주)대우의 무역부문을 총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아온 장병주 무역부문사장을 일선에서 퇴임시키기로 결정했다.

"김우중 전 회장의 최측근"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은 (주)대우 무역부문 사장후보를 나중에 결정
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추궁"과 "기존업무의 연속성" 사이에서 고민한
위원회는 결국 이태용 대우자동차 부사장을 (주)대우 무역부문 사장으로
선임하는 절충안으로 마무리했다.

위원회 입장에서는 대우와 전혀 인연이 없는 참신한 인물을 영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한계가 되고 있다.

대우자동차의 경우 류종열 기아법정관리인이 사장후보로 거론됐으나 본인이
끝까지 고사, 후보선정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3자매각과 인원감축 등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우 계열사의
경영을 흔쾌히 맡겠다고 나서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위원회는 조만간 대우자동차와 경남기업 대우자동차판매 대우캐피탈 등
다른 대우 계열사의 사장후보도 추천해야 한다.

"김우중 전 회장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대우 사람들중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이 경영진에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