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그 시대상황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매체다.

99년은 20세기를 마감하고 21세기를 준비하는 뜻깊은 해.

출판 트렌드도 지난시절을 돌아보는 반추와 성찰, 새 세기를 맞는 각오와
희망쪽으로 움직였다.

한 세기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분야별로 유익한 권장도서들을 모아
소개한다.

독서 취향이 세분화되는 추세를 감안, 가능하면 많은 목록을 제시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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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일반 분야의 선택폭은 매우 넓다.

판매부수는 얼마 안되지만 문학성을 높이 평가받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대중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작품도 많다.

올해는 여성작가들의 소설이 풍성하게 쏟아졌다.

대형서점 집계에서 소설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신경숙씨의 "기차는
7시에 떠나네"(문학과지성사)를 비롯 전경린씨의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문학동네), 공지영씨의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창작과비평사),
은희경씨의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창작과비평사), 양귀자씨의
"모순"(살림), 이경자씨의 "정은 늙지도 않아"(문이당) 등이 눈길을 끈다.

남성작가들의 작품으로는 윤대녕씨의 "코카콜라 애인"(세계사) "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생각의나무), 정찬씨의 "로뎀나무 아래서"
(문학과지성사), 송기원씨의 "안으로의 여행"(문이당), 박범신씨의 "침묵의
집"(문학동네), 현기영씨의 "지상에 숟가락 하나"(실천문학사) 등을 들 수
있다.

시집으로는 굵직한 문학상을 휩쓴 황지우씨의 "어느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문학과지성사)와 정호승씨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열림원), 안도현씨의 "바닷가 우체국"(문학동네) 등이 있다.

시인 신경림씨의 시인탐구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우리교육), 김용택씨의
에세이 "섬진강 이야기"(열림원)도 맛깔스럽게 읽힌다.

외국소설로는 "허삼관 매혈기"(위화, 푸른숲), "철도원"(아사다 지로,
문학동네), "하치의 마지막 연인"(요시모토 바나나, 민음사),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미치 앨봄, 세종서적), "마지막 라운드"(제임스 도드슨,
아침나라) 등이 관심을 모은다.

비소설 분야에서는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현각, 열림원), "풍경"
(원성, 이레),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서진규, 북하우스),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쓴 한국 한국인 비판"(이케하라 마모루, 중앙M&B),
"오체불만족"(오토다케 히로타다, 창해)이 주목받고 있다.

주요문학상 수상작인 "내 마음의 옥탑방"(이상문학상:박상우,문학사상사),
"곰팡이꽃"(동인문학상:하성란, 조선일보사), "당신의 나무"(현대문학상
:김영하, 현대문학), "베네치아에서 만난 사람"(대산문학상:서정인,
작가정신), "메리고라운드 서커스 여인"(21세기문학상:전경린, 이수),
"아름다운 여름"(오늘의작가상:고은주, 민음사), "플리머스에서의 즐거운
건맨생활"(오늘의작가상:우광훈, 민음사), "검은 이야기 사슬"(동서문학상:
정영문, 문학과지성사), "맨 마지막 남은 이야기"(문학과의식신인문학상:
정마리, 문학과의식)도 인기 목록이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