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그 시대상황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매체다.

99년은 20세기를 마감하고 21세기를 준비하는 뜻깊은 해.

출판 트렌드도 지난시절을 돌아보는 반추와 성찰, 새 세기를 맞는 각오와
희망쪽으로 움직였다.

한 세기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분야별로 유익한 권장도서들을 모아
소개한다.

독서 취향이 세분화되는 추세를 감안, 가능하면 많은 목록을 제시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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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과학 서적은 시대변화와 무관하게 마음의 양식으로 남는다.

올해는 우리 문화유산들을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 책들이 두드러졌다.

꼼꼼이 읽어가면서 문화에 대한 심미안을 가질 수 있도록 해보자.

"겸재를 따라가는 금강산 여행"(최완수, 대원사)은 진경산수화의 창시자인
겸재 정선의 "금강산 진경"을 따라가는 관찰기.

금강산 그림 61점과 서첩, 김홍도 장지성의 그림을 곁들여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문화양식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오주석, 솔)는 옛그림을 읽고 감상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는 안내서다.

김명국의 "달마도"와 안견의 "몽유도원도" 등 11편의 그림이 실려있다.

성낙주씨의 "석굴암 그 이념과 미학"(개마고원)은 석굴암의 창건 동기와
역사적 배경, 조각에 대한 이색적 해석을 담고 있다.

해외문화와 관련해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럽도시 기행문
"두브로브니크는 그날도 눈부셨다"(권삼윤, 효형)와 유럽 이외 8개 문화권을
소개한 "세계문화기행"(이희수, 일빛)이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하며 세계역사와
풍속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이밖에 "옛길(안치운, 학고재), "해학과 익살의 탈"(한문박물관연구회,
문예마당), "한국의 유산 21가지"(이종호, 새로운사람들)도 읽어볼 만하다.

< 김형호 기자 chs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