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 피오리나(45) 휴렛팩커드(HP) 회장은 미국 경제계의 "우먼 파워"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98~99년 2년 연속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기업인" 1위에 꼽히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98년 처음 여성 기업인 1위에 뽑혔을 때는 통신장비업체 루슨트테크놀로지
에서 연간 1백9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서비스 부문을 이끌고 있었다.

올 7월 HP가 그녀를 새 CEO로 발표하자 그날 오후 HP 주가는 2달러68센트
뛰고 루슨트 주가는 1달러87센트 떨어졌다.

피오리나는 HP 최고경영자가 되면서 "최초" 타이틀을 3개나 갖게 됐다.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가진 HP에서 외부인사를 CEO로 영입하는 것이 처음인
데다 세계적 컴퓨터회사의 CEO로도 최초의 여성이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를 구성하는 30대 기업 가운데서도 첫
여성 CEO.

컴퓨터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전혀 없으면서 세계적 컴퓨터업체 CEO가 된
것도 이례적이다.

HP의 회장으로서 피오리나는 <>E서비스를 전사적 비전으로 선택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며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보상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일을 해냈다.

지난 54년 텍사스에서 태어난 그녀는 스탠퍼드대학에서 중세역사와 철학을
전공했다.

이후 메릴랜드대와 MIT에서 경영학과 과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80년 AT&T에 들어간 뒤 주로 네트워크 사업을 맡아왔다.

그녀의 남편 프랭크 피오리나는 아내가 HP의 CEO가 되자 유능한 아내를
돕기 위해 회사를 사직하고 집안 일을 맡아 또 한번 화제를 모았다.

< 조정애 기자 jch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