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시 닷 컴"(Agency.com)을 이끌고 있는 재미 한국인 사업가 서찬원
(38) 회장이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앉았다.

8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이 회사 주가가 첫날부터 폭등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에이전시 주가는 이날 공모가(26달러)보다 1백92%나 뛰어오른 76달러에
장을 마쳤다.

공모가의 거의 3배 수준까지 값이 오른 것이다.

이날 거래량만도 8백20만주나 됐다.

이에따라 서찬원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이 회사 주식(14%.4백80만주)의
시가는 3억6천4백80만달러(4천3백77억원)에 달하게 됐다.

에이전시 주가가 급등한 것은 나스닥 시장이 최근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에이전시가 미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인터넷 관련 기업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에이전시는 상장될 경우 "대박"을 노릴 수 있는 몇개 남지 않은 인터넷
관련기업으로 일찌감치 지목돼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8일 "에이전시의 상장은 투자자들에게는 마지막
황금기회"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웹컨설팅 분야에서 에이전시의 경쟁사인 프락시컴 레이저피시 등은 이미
상장을 마쳤다.

에이전시의 인기는 상장이전부터 나타났다.

기관투자가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공모가가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다.

당초 에이전시측은 주당 10~12달러를 예상했으나 수요예측 후에는 이를
22~24달러로 상향조정했다.

공모 당일인 7일 공모가는 주당 26달러에 결정됐고 상장 첫날 다시 50달러나
올랐다.

에이전시는 웹 디자인과 인터넷 마케팅을 비롯, 다양한 웹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굴지의 웹 컨설팅 업체다.

컴팩 브리티시에어웨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유명회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지난 95년 서 회장이 단돈 80달러와 컴퓨터 두대로 시작했지만 불과 4년만에
이 분야 선두주자로 급부상했다.

당시 서 회장은 미국 굴지의 회사를 찾아다니며 기업이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설득시켜 나갔다.

에이전시는 97년부터 모두 11개의 기업을 인수했으며 현재 뉴욕 본사를
비롯, 런던 파리 등 세계 10곳에 1천명이 넘는 직원을 두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매출액은 5천6백5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백97%
늘어났다.

서 회장은 지난 9월 미국의 경제전문 잡지 포천이 선정한 미국내 40세미만의
40대 갑부중 39위에 꼽히기도 했다.

당시 그의 재산은 2억4천5백만달러로 추정됐는데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하면
그의 재산은 당시보다 1억달러 이상 늘어나게 됐다.

한편 서씨와 에이전시를 공동창업했고 현재 최고기술책임자인 카일 쉐넌의
지분(4백60만주)가치도 3억4천9백만달러로 불어났다.

에이전시의 최대주주는 광고회사 옴니콤으로 47%의 지분을 갖고 있다.

< 김선태 기자 orc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