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속에 투영된 한국인의 얼굴은 어떤 모습들일까.

호암미술관은 신석기시대부터 현재까지 이땅에서 인물을 소재로해 만들어진
미술품을 한자리에 모은 새천년맞이 특별기획전을 마련했다.

10일부터 내년2월27일까지 호암갤러리(02-771-2381~2)와 로댕갤러리(2259-
7781~2)에서 동시에 열리는 "인물로 보는 한국미술"전이 바로 그것.

한국미술속에 나타난 다양한 인물의 흐름을 통해 한국미술 7천년을 정리해
보는 자리다.

토우 조각 초상화 풍속화 등 시대를 초월한 작품 2백여점(고미술 1백35점,
근현대미술 66점)이 전시된다.

국보4점과 보물 5점도 포함돼 있다.

김재열 호암미술관 부관장은 "전시주제와 소재로 인물을 택한 것은 한국미술
에 표현된 인물들이 항상 한국인의 생활과 사상, 감성을 담고 있는데다
한국적 미의 세계를 가장 농도깊게 드러내고 있기때문"이라고밝혔다.

인물화 가운데는 역시 초상화가 가장 관심을 끈다.

조선시대 최고의 초상화가로 꼽히는 윤두서의 "자화상"(국보240호)을 비롯
정조때 초상화가로 화명을 날렸던 한종유와 변상벽의 공동작품 "김재로 초상"
등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커다란 가채머리를 매만지는 여인을 그린 작자미상의 "미인도"는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으로 미술애호가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또한 김홍도의 "평생도병",김득신의 "풍속병풍(새참)" 등은 조선시대 풍속에
대한 예리한 관찰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선조들의 낙천적 면모와 생활의
여유를 읽게해준다.

우리나라 최초로 서양화를 도입한 고희동의 "자화상"과 구본웅 서진달
오지호 이쾌대 최영림 장리석 임옥상 권순철 윤석남 등 대가들의 현대적
인물화들도 볼거리다.

근대 대표적 여류화가 박래현의 "회고",요절화가 이인성의 "경주산속에서",
한국의 전통적 소재를 즐겨 그린 박생광의 "무녀"등은 20세기 한국인의 삶을
투영해볼수 있는 작품들이다.

중국길림성 옌지에 있는 청동기시대 무덤에서 출토된 7천년전의 인면장식
골기는 우리나라에 청동기시대가 존재했음을 확인시켜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이와함께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작품으로 흥륜사지에서 출토된 "인면문
수막새"와 천하의 화평과 소원성취를 기원했던 "노래하는 토우" 등은 신라인
의 수더분하고 넉넉했던 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윤효중의 "물동이를 인 여인", 윤승욱의 "피리를 부는 소년", 김경승
의 "소년입상", 김종영의 "작품64-2" 등 근대조각을 태동시킨 선구자들의
작품들이 시선을 붙잡는다.

입장료는 어른 4천원, 학생 2천원(단체 1천원).

월요일 휴관.

< 윤기설 기자 upyk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