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특위가 10일 계수조정소위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본격적인
조정에 나서자 정부부처 공무원과 지역구 의원들의 "로비"가 빗발치고 있다.

이날 계수조정소위 회의장밖에는 각 부처 예산담당 공무원 1백여명이 장사진
을 이루며 간혹 회의장을 빠져 나오는 의원을 상대로 "예산 따내기" 작업에
몰두했다.

장영철 예결위원장실에는 각종 예산관련 민원전화가 쉴새없이 걸려오고
있다.

또 각당 의원의 지역구 민원사항이 적힌 "쪽지"가 회의장 안으로 전달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공무원과 지역구 의원들은 각자 사업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내년도 예산안을
삭감없이 원안통과하거나 혹은 증액해야 한다며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로비가 빗발치자 국민회의 간사인 조홍규 의원과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은 복도를 가득 메운 공무원들에게 "소속 부서로 돌아가 근무에 전념
하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장 위원장은 "행정부 공무원과 산하기관 관계관이 주변에서 계속 서성대면
불이익을 주기로 소위원회 위원들의 의견일치가 있었다"는 내용의 경고문을
회의장 주변에 써붙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소위에선 상임위별 예산안에 대한 검토작업을 벌이고 각당의
기본입장을 논의했다.

여당측은 주세율을 당초보다 8%포인트 낮은 72%로 정한데 따른 세입결손
2천3백억원 만큼의 세출삭감은 불가피하지만 더 이상은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국정원예산 및 불요불급한 선심성 예산 등 10%를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했다.

여야는 항목별 구체적 증감액을 11일 기획예산처에 제시, 13일 이에대한
정부측 입장을 듣고 본격적인 계수조정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 정태웅 기자 reda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