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관해서는 말이 많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커피가 몸에 좋다고 주장하는 예찬론자가 있는가 하면 해롭다고 반박하는
이들도 있다.

의사나 약사가 환자에게 일정기간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권하기도 한다.

18세기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3세는 커피에 관한 논쟁이 끊이지 않자 특이한
실험을 했다.

사형선고를 받은 일란성 쌍둥이를 사면하고 한 사람에겐 평생 커피를, 다른
사람에겐 차를 많이 마시게 했다.

그런데 차를 마신 아우가 먼저 죽고 커피를 마신 형은 83세까지 살았다.

이때부터 스웨덴은 커피를 많이 마시는 나라가 되었다.

이런 비과학적인 실험이 학계에서 인정받는 것은 물론 아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커피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때로는 커피가 몸에 좋다는 결과가 나오고 때로는 해롭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최근에는 커피가 심장병 간암 담석증 등 성인병 또는 생활습관병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최근 스코틀랜드 학자들이 실시한 실험결과를 내보냈다.

실험 결과는 그동안 알려진 상식과는 반대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차를
마시는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에 걸리거나 심장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훨씬
적다는 것이었다.

실험은 스코틀랜드의 나이렌스병원을 찾은 40~59세의 환자 1만1천명을 대상
으로 실시됐다.

일본 산업의과대 연구팀은 최근 커피가 간암을 예방한다고 밝혔다.

후쿠오카에 사는 7천명을 대상으로 11년간 커피 섭취량과 간암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이 간암으로 사망할 위험도
가 1이라면 가끔 마시는 사람은 0.7, 하루 1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0.5로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또 미국 국립소프트드링크협회 리처드 H 애덤슨 박사는 커피속의 카페인이
발암과 무관하며 오히려 암을 예방해 준다고 주장했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학과 연구팀은 커피가 담석증 발생률을 낮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주도했던 윌터 E 윌레트 박사는 10년간 4만6천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매일 커피 2~3잔을 마시는 남성의 경우 담석증 발생률이 30~40%
감소했고 4잔 이상 마시는 남성에게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 김광현 기자 khkim@ked.co.kr >

[ 도움말 = 동서식품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