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 마부의 노래"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한 마부가 지친 말을 이끌면서 탄식하듯 부르는
노래다.

삶의 애환이 이만큼 짙게 배어나오는 곡도 드물다.

특히 이탈리아 명가수 베냐미노 질리가 불러 더욱 유명해졌다.

이 곡이 들어 있는 같은 이름의 음반에는 카루소, 질리, 샬리아핀, 슈만,
핀차, 스키파 등 금세기 초중반을 풍미했던 전설적인 명가수들의 노래들이
함께 실려있다.

"시칠리아 마부의 노래"는 질리, 러시아 민요 "볼가강 뱃사람의 노래"는
샬리아핀, 리스트 가곡 "사랑의 꿈"은 스키파, 푸치니 "라보엠"중 "오
사랑스런 아가씨여"는 뵤를링이 각각 불렀다.

CD보다 SP음반을 좋아하는 올드팬들이 그렇게 구하려고 헤매다니던
음반이기도 하다.

이 음반을 신나라뮤직이 CD로 복각해 되살렸다.

요즘 녹음되는 음반에 비해 소리가 낡고 잡음이 섞여있지만 진정한 음악을
즐기려는 마니아들에게는 희소식이다.

매끈한 소리보다 감동의 여운이 더 느껴지는 음반이기 때문이다.

< 장규호 기자 seinit@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