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년동안 정통극을 고집해온 실험극단이 불혹의 나이를 맞아
정기공연을 갖는다.

오는 17~26일 문예회관대극장무대에 오르는 "조선제왕신위".

이 작품은 역사에서 찢겨져 나간 야사의 기록들을 빌려 인조반정에 대한
재평가를 시도한다.

인조반정 이후 소현세자를 거쳐 효종으로 이어지는 왕권계승 과정을 상상력
의 돋보기로 들여다봤다.

효종이 왕으로 즉위 한 후 치러진 인조의 제삿날.

영혼으로 찾아온 인조의 반추를 통해 역사의 장막에 가려졌던 사건들이
내막을 드러낸다.

광해군을 반정으로 몰아낸 후 신하들에 의해 왕으로 추대된 인조.

그는 청과의 전쟁에서 패한후 삼전도에서 청나라 장수에게 세번 큰절에
머리를 아홉번 땅에 찧는 치욕을 당하고 두 아들 소현과 봉림대군을 청나라로
인질로 보내야 했다.

청에서 돌아온 소현세자는 국내개혁이 시급한 과제라며 북벌을 주장하는
신하들과 맞선다.

하지만 인조는 신하들에 의해 추대된 왕.

그는 결국 북벌을 주장하는 신하들에 굴복해 소현세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무대 중앙에 설치한 가로 3m, 세로 2m의 크기의 궁궐모양 바둑판을 통해
인조의 생각과 궁궐내 음모를 속도감 있게 전달하는 독특한 연출이 선보인다.

인조가 실록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책내용이 바둑판위의 인형들에 의해
형상화된다.

연출가 윤우영은 "구중궁궐의 음모와 등장인물들의 희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재 강태기 이승호 이한승 등 중량감있는 연기자들이 다수 출연한다.

(02)764-5262

< 김형호 기자 chs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