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궁종 < 세넥스테크놀로지 사장 >

초기의 PC(개인용 컴퓨터)는 글자 그대로 개인용으로 문서 작성 등 단순한
작업에 사용돼 정보보호가 큰 이슈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PC의 역할이 커지고 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 개인 차원의 보안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기업 내부자의 정보유출로 인한 피해가 자주 발생하고 컴퓨터바이러스
가 기승을 부리면서 국내에서도 PC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넥스테크놀로지 남궁종(38) 사장은 국내 PC보안분야의 개척자이자
선두주자로 꼽힌다.

남궁 사장은 지난해초부터 기업과 관공서를 찾아다니며 PC보안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인터넷이든 인트라넷이든 모든 정보는 PC에서 시작됩니다. 정보를 원천적
으로 보호하지 않고서는 다른 어떤 보안대책도 불완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남궁 사장은 97년말부터 기업용 PC보안 소프트웨어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당시는 LAN(구역내 통신망)이나 인트라넷 등을 구축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정보보안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기업의 인프라가 네트워크환경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네트워크가 뚫리면
기업의 모든 정보가 만천하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외부로부터 침입을 막는 침입차단시스템(방화벽)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방화벽만으로는 대문만 잠가놓는 셈으로 대문이
뚫리면 PC에 들어있는 중요한 정보를 보호할 방법이 없죠. 또 정보유출의
80% 가량이 회사 내부자에 의해 일어나는 만큼 데이터에 접근했더라도
데이터를 읽을 수 없도록 하는 PC보안 제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3월 세넥스는 데이터암호화에 의한 PC보안용 제품으로는 국내 최초인
"어슈어 X파일러 1.0"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블로우피시( Blowfish )라는 암호화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8자리의 영문및 숫자로 된 비밀번호가 PC에 저장돼 있는 모든 파일및 폴더
(디렉토리)의 내용을 암호화해 주도록 돼있다.

또 PC및 서버에 분산돼 있는 중요 정보의 보안을 위해 키서버에 의한 인증키
분배 시스템을 활용, 보안 등급별로 자체 가상사설 보안망을 구축할 수 있다.

남궁 사장은 고객의 요구에 따른 새로운 기능을 계속 추가해 X파일러
3.5버전까지 내놓았다.

이 버전에는 작업추적(LOG)파일을 관리자에게 전송할 수 있는 등 세넥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능들이 많이 추가돼 있다.

남궁 사장은 지난 9월부터 가정용 PC보안제품 개발에 매달려 왔다.

"앞으로 PC는 정보보관 인터넷쇼핑 등의 도구로 가정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가정에서도 정보보호 문제가
부각될 것입니다. 꼭 필요한 기능만을 담아 일반인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죠"

세넥스는 이달말 가정용 PC보안소프트웨어인 "컴지기"를 선보인다.

이 제품에는 인터넷을 사용할 때 PC에 남게 되는 쿠키파일을 자동으로
암호화하는 기능, 주요 개인파일 암호, 복호화 기능, 수정 삭제파일 복구
기능, 음란사이트 차단 기능 등이 들어간다.

남궁 사장은 본래 네트워크 전문가로 더 유명하다.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86년 쌍용컴퓨터(현 쌍용정보통신)에 입사한
이후 지난해 세넥스를 창업하기 전까지 줄곧 네트워크 분야에서 일해왔다.

네트워크장비 유통업체인 테라의 기술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96년에는
쓰리콤과 공동으로 개설한"네트워크 전문 교육센터"에서 직접 강의에
나서기도 했다.

남궁 사장은 "네트워크 컨설턴트"란 직함을 지금도 갖고 있다.

< 송태형 기자 toughl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