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의 서찬원씨는 타임 워너가 발행하는 "바이브(Vibe)" 잡지의 마케팅
디렉터였으며 타임 워너의 패스파인드 웹사이트 개설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86년부터 출판계에서 경력을 쌓은 서씨는 처음에는 보그, GQ 등으로 유명한
Conde Nast에서 일을 하다가 나중에 타임 워너에서 디테일즈, 라이프, 바이브
등의 잡지를 위한 마케팅 업무를 맡았다.

한국에서 태어난 서씨는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예술가인 어머니와 잠시 파리에서 살기도 했다.

70년대 중반 10대 소년으로 미국에 이민 온 것이 그의 인생을 크게 변화
시켰다.

에이전시닷컴 공동 설립자인 카일 새넌은 최초의 문화 전문 웹진인 어반
디자이어즈(Urban Desires)를 개설한 인터넷 벤처기업가.

월드와이드웹 아티스트 컨소시움(WWWAC) 결성을 주도했다.

카일은 WWWAC 회의에서 서찬원씨를 만났고 두사람은 95년 2월 에이전시닷컴
을 설립하였다.

단돈 80달러와 한 대의 매킨토시 컴퓨터를 갖고.

초기에는 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디자인하는 사업을 벌여 쉽게 돈을
벌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기업이 무조건적으로 웹 사이트를 갖기 원했기 때문이다.

또한 전 직장인 타임사는 그들에게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웹 사이트
개발을 의뢰했다.

그들은 동시에 아주 혁신적인 디자인들을 어반 디자이어즈를 통해 선보였다.

이들은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이를 비즈니스와 연계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메트라이프나 아멕스의 칼리지 부문을 위한 웹 사이트를 만들면서
제시했던 의견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를 계기로 이들은 컨설팅 사업에 치중하기 시작했다.

비즈니스와 연계한 종합적 컨설팅 서비스를 위해서는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낀 두 사람은 96년 광고계의 거인인 옴니콤 그룹에 접근했다.

옴니콤은 이미 인터액티브 영역에서 몇 개의 초기 기업에 투자한 상태였다.

옴니콤은 이 회사의 지분 40%을 취득하였고 에이전시닷컴의 성장에는
옴니콤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되었다.

옴니콤의 자금을 확보한 에이전시닷컴은 옴니콤이 투자한 자회사를 인수하기
시작했다.

케첨 인터액티브, 인터액티브 솔루션즈, 이글 리버 인터액티브가 그런
회사들이다.

최근 영입한 CFO인 찰스 딕슨은 제너럴 인스트루먼트의 CFO, MCI의 재무
담당 중역을 거친 베테랑이다.

지분 구조는 옴니콤 그룹이 46%를 소유하고 설립자인 서찬원씨와 카일 새넌
이 각각 14%를 가지고 있다.

에이전시닷컴의 인적 구성은 기술자 전략가 마케터로 구성되어 이들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전체 인력의 3분의1이 기술진으로 단순 기획, 마케팅만을 하는
에이전시가 아니다.

평균 연령은 28세로 젊은 그룹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매우 열정적이고 부하들에게 강한 성격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서찬원씨
에게는 앞으로 다양하게 인수한 회사의 전체 하모니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하는 점과 앤더슨, EDS와 같은 강력한 경쟁자들과의 싸움에서 어떻게 이길
것인가하는 커다란 과제가 놓여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4일자 ).